[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미씽나인’ 정경호, 백진희 / 사진제공=MBC
‘미씽나인’ 정경호, 백진희 / 사진제공=MBC
‘미씽나인’ 마침내 무인도를 떠나게 된 조난자들은 끝까지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씽나인’(크리에이터 한정훈, 극본 손황원 연출 최병길) 9회 방송에서는 드디어 무인도를 벗어나게 된 조난자들의 탈출기가 그려졌다. 김기자(허재호)가 구해왔던 고장 난 무전기로 구조요청을 한 끝에 기적처럼 섬에 들어온 어선에 탑승하게 된 것.

이들은 전용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표류된 이후 갖가지 고난을 겪으며 생존해왔다. 날씨, 지뢰, 함정 등 환경에서 오는 위험과 최태호(최태준)와 윤소희(류원)가 유발한 갈등, 공포까지 수차례 위기를 딛고 극복, 이는 진정한 의미의 생존과 성장으로 다가왔다. 때문에 배를 타고 섬을 떠나는 조난자들의 얼굴에선 홀가분함과 애잔한 감정이 동시에 읽혀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탈출 과정에서 가장 빛났던 것은 조난자들 간에 쌓인 끈끈한 동료애와 희망이었다. 한 시가 급하게 배에 올라야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서로를 챙기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기 때문.

특히 라봉희(백진희)가 함께 캐리어를 건지러 갈 사람을 구할 때 몸을 사리고 서준오(정경호)가 섬에 고립된 동료를 구하자고 제안했을 때 주저하는 등 때때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이들이기에 이는 더욱 값진 순간이었다.

풍랑이 오기 전 얼른 떠나야 한다는 선장의 고함에도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일행을 챙긴 대표 황재국(김상호), 최태호에게서 정기준(오정세)과 하지아(이선빈)를 구하며 결국 목숨을 잃고 만 김기자(허재호), 그리고 탈출을 눈앞에 두고도 배를 놓친 동료를 위해 선뜻 섬으로 달려갔다 온 서준오와 라봉희의 모습은 구조 가능성이 희박한 4개월 동안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방송은 인물들이 재난에 대처하고 극복해나가는 자세를 실감나게 보여주며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끔 했다.

한편, 방송 말미에서 배를 덮친 거친 풍랑과 함께 끝나지 않은 최태호의 등장으로 탈출의 희망은 또 다시 절망으로 변했다. 아수라장이 된 어선과 턱 밑까지 닥친 현실적인 공포로 무인도보다 더욱 고립된 조건 속에서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높아지는 상황.

배에 탑승했던 7명의 인물 중 현재 6명의 생사가 확인된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서준오의 묘연한 행방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씽나인’ 10회는 16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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