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배우 서지혜가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지혜가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지난 2005년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로 데뷔했다. 주목 받기 시작한 것에 비해 연기 경력이 생각보다 오래됐다.
서지혜: 20대 중반 쯤 슬럼프가 왔다. 한 1~2년을 쉬면서 진지하게 다시 진로를 고민했다. 배우를 그만둘까 생각했었는데 주변 지인들이 포기하지 말라며 용기를 줬다. 그때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시청률이나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1년에 한 작품씩 꾸준히 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지금도 솔직히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내 입장에선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이럴수록 힘들었던 때를 시작하면서 다시 반성하고, 다음을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려고 한다.

10. ‘질투의 화신’에 앞서 올해 상반기 54부작 ‘그래, 그런거야’에 출연했다.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2016년에 11개월 동안 일을 한 셈인데?
서지혜: 이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말부터 좀 더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마침맞게 나를 불러준 작품이 있어서 1년을 만족스럽게 보낸 것 같다.

10.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에 출연한 것도 귀중한 경험이 됐을 것 같다.
서지혜: 김수현 작가님의 작품에 8개월 동안 출연하면서 나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 무엇보다 대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그분들이 왜 칭송받는지 알게 됐다. 주말드라마는 호흡이 길다보니 중간에 지칠 때가 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치신다. 내가 제일 어린데, 오히려 내가 에너지가 가장 부족한 느낌이다. 정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자극을 준 작품이다.

10. ‘그래, 그런거야’로 발견한 자신의 단점이 뭔가?
서지혜: 김수현 작가님이 일단 배우는 발음이 좋아야 하고 입에 물릴 정도로 대사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중에는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를 정도로 대사연습을 했다. 그렇게 하니 왜 그런 말씀을 하는지 알게 됐다. 10번 연습했을 때와 20번 연습했을 때의 느낌이 다르더라. 난 그동안 내가 못하는 걸 피하려고만 했는데, 어떤 환경에서도 정확한 감정을 표현하는 진정한 배우가 되기 위해선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배우 서지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지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자연스럽게 ‘질투의 화신’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배운 것들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겠다.
서지혜: 배운 걸 까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웃음) 사실 그래서 분량이 중요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한 마디 대사라도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그런 문제들을 스스로 깊게 생각하는 과정이 좋았다. 한 해 동안 두 작품에 출연하면서 좀 더 고심하고, 집중하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들이 달라졌다.

10. SBS ‘런닝맨’에 출연해선 ‘욱지혜’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게임에 집중하더라.
서지혜: 예능을 자주 안 해봐서 어떻게 임해야할지 몰랐다.(웃음) ‘런닝맨’은 게임에 집중하면 되니까 게임을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진짜 열심히 했다. 찍을 때 사람들이 왜 웃는지도 몰랐다. 방송을 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웃음)

10. 마지막에 전기 충격기를 참는 모습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서지혜: 세 번이나 참았다. 내 생각에도 정말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둘 다 멀쩡하니까 제작진이 다시 기계를 테스트할 정도였다. 결국 마지막에 들킨 게 방송에 나갔다. 예전에는 이런 예능에서의 내 모습 하나하나가 어떻게 비춰질지 두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많이 내려놨고, 즐기면 된다는 걸 알았다.(웃음) 사실 아직도 예능에 나가면 무섭다. 그 무서움을 즐겨서 방송이 더 재미있게 나온 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배우 서지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지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도를 깨달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웃음)
서지혜: 한 친구는 내가 자기한테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안 한 것 같다면서 나한테 ‘스님 같다’고 한 적이 있다.(웃음) 그런데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 즐거움을 느끼려고 만나는 거 아닌가. 난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싶을 땐 즐긴다. 그 때 상황에 맞게 털어버리는 스타일이라 ‘스님’처럼 보이는 것 같다. 워낙 배우란 직업이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 화가 나고, 짜증나고, 우울한 일이 생기면 빨리 털어버리려고 한다. 잘 털어내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안 그러면 못 버틸 것 같다.

10.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연애를 하고 싶진 않나?
서지혜: 안 그래도 올해 1월 1일부터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압박한다. 일하느라 연애할 상대가 없다고 말하면 그럼 빨리 연애하라고 하신다. 일 안할 땐 일 안한다고 뭐라고 하셨으면서.(웃음) 연애를 쉰 지 오래 돼서 연애를 하고 싶긴 하지만 조급해한다고 좋은 사람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인연이 나타나면 연애를 하고 싶다. 우선 일을 좀 더 열심히 하고 싶다.

10. 배우로서 서서히 만개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서지혜: 물론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이건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이고, 서지혜의 삶도 풍요로워지면 좋겠다. 모든 면에서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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