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능력자들
충무로 능력자들
[텐아시아=정시우 기자]극장에 가면 될 수 있는 한 엔딩크레딧까지 보고 나오자는 주의다. 한국영화의 경우 특히 그렇다. 평소 눈 여겨 봤던 스태프가 해당 영화에 참여하지 않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보다는 영화에 참여한 이들의 오랜 시간과 열정에 대한 나름의 예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에 직접 몸담고 있는 현장 스태프들이라면 더 할 것이다. 대대수의 스태프들이 처음 자신의 이름이 엔딩크레딧에 올라가던 순간의 짜릿함을 기억한다. 스크린에 걸리는 시간은 단 몇 초지만 그것은 그들의 역사이자 기록이다.

굳이 황정민의 그 유명한 ‘밥상소감’을 호출하지 않더라도 영화에서 스태프들의 중요성은 대단하다. 한국영화 관객 1억 명 시대. 다소 호들갑스러운 축제 분위기 너머엔, 진짜 주목받아야 할 이들이 있다. 다행히 최근 ‘표준근로계약서’를 필두로 조금씩 스태프들의 권리 찾기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완전체가 아니라 시작단계이지만 스태프들 대부분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 “(막내급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표준근로계약서라는 게 중간급들의 희생이 어느 정도 강요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심현섭 미술실장의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팀별 간, 형평성 문제 역시 신중하게 풀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번 ‘충무로 능력자들’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7인의 영화인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인간관계’를 영화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뽑았다는 사실이다. 영화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것쯤이야 초등학교 1학년도 아는 일일 테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이토록 강조하는 걸 보면, 영화계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인관관계의 촘촘한 로드맵’으로 짜여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영화의 끝에는 사람이 있는 셈이다.

짐작하겠지만, 이번 시리즈는 배우나 감독이 아닌 영화 제작 전반에서 힘쓰는 이들을 주목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텐아시아가 만난 7인의 ‘충무로 능력자’는 김지용 촬영감독, 김진영 스틸작가, 박일현 미술감독, 신현섭 의상실장, 장원석 프로듀서, 허명행 무술감독이다. 더 많은 충무로 능력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서도 현장을 누비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인터뷰는 가나다순이다.)

#바로가기 클릭

충무로 능력자들①김지용 촬영감독, 피사체를 찍는 흥미로운 피사체
충무로 능력자들②김진영 스틸작가,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한 컷
충무로 능력자들③박일현 미술감독, 공간에 사연을 담는다
충무로 능력자들④심현섭 의상실장, 이태리 장인처럼 한 땀 한 땀
충무로 능력자들⑤장원석 프로듀서, 성공은 성공으로부터 배운다

충무로 능력자들⑥최민영 편집감독, 가위손? 마법의 손!
충무로 능력자들⑦허명행 무술감독, 이 남자의 ‘무한도전’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사진. 구혜정 photonine@, 팽현준 pangpang@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