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0일 16:3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이 HMM 매각 작업의 닻을 올린다. 1조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 및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구주와 함께 매각한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총 매각 대상 주식은 약 4억주다. ▶본지 7월 15일자 A1, 3면 참조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내일 오전 나라장터를 통해 HMM 매각 공고문을 올릴 예정이다. 매각공고문에는 현재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보유한 구주 1억119만 주, 9759만 주와 10월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원어치의 영구CB·BW를 주식으로 전환해 함께 판다는 내용을 담는다.

산은이 보유한 1조원 규모의 영구CB·BW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HMM 총 발행주식 수는 기존 4억8903만 주에서 6억8903만 주로 늘어난다.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은 구주 1억9878만주에 2억주가 더해져 3억9878만주로 증가한다. 매각 대상 주식의 지분율은 40.65%에서 57.87%로 바뀐다. 매각 측은 약 4억 주를 모두 매각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원매자가 요구하면 일부만 사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줄 계획이다.

산은 측은 약 4억주를 모두 매각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원매자의 요구에 따라 일부만 사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줄 계획이다. 1조원 규모의 영구채 주식 전환 이후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구주의 지분 가치는 40.65%에서 약 29%로 떨어진다. 최소 29%에서 영구채 전환으로 새롭게 발행된 주식을 포함한 지분인 최대 58% 사이에서 인수 측이 원하는 만큼 사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산은 측은 남은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기본적으로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2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HMM 주식을 영구CB·BW의 주식 전환으로 주당 5000원에 취득할 수 있는데, 이를 포기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다만 앞으로 HMM 주가의 향방에 따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HMM의 대표적인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LX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거론된다. SM그룹도 후보군 중 하나다. 우오현 회장이 직접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부 측은 HMM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기업이 HMM을 인수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