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4일 16:5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흥행 참패..공모가 33% 내린 1만원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픈엣지는 지난 7~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44.3 대 1로 나타났다. 총 322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이 중 262곳(81.4%)이 희망 가격(1만5000~1만8000원)의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신청 수량 기준으로는 전체 수량의 78.04%가 1만50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 가격 대비 33.3~44.4% 낮은 1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을 3126억~3751억 원 대로 제시했으나 2087억 원으로 낮아지게 됐다. 공모 규모도 545억원에서 339억원으로 줄었다.

업계는 오픈엣지가 흥행에 실패한 원인으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점을 꼽는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주식 시장이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실적을 내는 회사에만 투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오픈엣지는 올 상반기 매출 70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을 냈다. 적자 기업이지만 성장성이 있는 회사에 적용하는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요건)으로 이번 상장을 추진했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회사가 2024년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제 아래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주가수익비율(PER) 38.5배를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할인율 최대 34%를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산정했다.

구주매출이 있다는 점도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구주매출 규모는 53억6641억원으로 창업자인 이성현 대표이사(사진)가 17만5000주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이 대표는 공모가 1만원 기준 17억5000만원을 손에 쥘 전망이다. 이밖에 계열사 직원인 정법철(4만주), 직원 김양수(5만주)도 구주매출로 자금을 확보한다.

이밖에 재무적 투자자인 이노폴리스 공공기술 기반 펀드(12만1641주), NHN인베스트먼트-DH투자조합(5만주), 자유반도체성장투자조합(10만주) 등이 구주매출로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오픈엣지는 자체 보유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고성능 토탈 메모리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플랫폼 IP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기술성 평가에선 반도체 업체 최초로 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오는 15~16일 전체 공모 주식 수의 25%인 84만6250주를 대상으로 삼성증권에서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테슬라 요건이 적용돼 '풋백 옵션'이 부여된다. 상장 후 3개월 내 주가가 공모가 대비 90%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해주는 조건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