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문제 있지만 홍보 효과도 톡톡

사진=김기남 기자
사진=김기남 기자
외관 공사에 마침표를 찍는 상량식까지 마치고 올해 공사를 완료할 예정인 제2롯데월드 타워. 123층, 높이 555m 국내 최고층 규모는 한국 건축사를 새로 썼다. 특히 롯데월드 타워는 어둠이 내린 늦은 밤에도 밝게 빛나며 시선을 끈다. 여기서 의문 한 가지. 롯데월드 타워는 왜 밤새 불이 켜져 있는 것일까.

제2롯데월드 타워 공사 현장을 지난 1월 27일 오후 11시 반 직접 찾았다. 높게 솟은 건물 다수의 층과 측면 장비용 승강장 주변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인근 제2롯데월드몰(저층부)에서 만난 주민 최모(37) 씨는 “성남 비행장과 가깝다 보니 비행 안전을 위해 환하게 켜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는 성남 서울공항 비행장과 5.5km 떨어져 있다. 123층의 국내 최고층 건물이 군용 항공기 이착륙 경로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초고층에 불만 켜 놔도 광고 효과 ‘굿’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높이 150m 이상 고층 건물 꼭대기에는 항공기 조종사에게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항공장애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제2롯데월드 타워 꼭대기에도 항공장애등이 설치돼 있다. 항공 안전을 위해 다른 층의 불까지 켰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공사 현장 밖으로 나오는 인부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현장 경비 요원은 “롯데월드 타워 공사 현장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한창”이라며 “로테이션 방식으로 밤샘 작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니 곳곳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과 철야작업을 할 때가 많다. 이 같은 연장 작업은 추가 수당만 제대로 주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롯데건설 측도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불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눈에 띄는 인부도 그리 많지 않았고 작업만을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불이 켜져 있었다.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초고층 건물의 불을 24시간 켜 놓는 것 자체가 파급력 높은 옥외 광고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지만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미 건물 유리창에 발광다이오드(LED) 경관 조명 장치가 설치돼 있어 글자나 무늬도 만들 수 있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물산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LED 경관 조명 쇼’를 진행한 바 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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