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 사진=문경덕 기자
여의도 증권가. / 사진=문경덕 기자
자체 추산한 실적 전망을 공시하는 상장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보다 적극적으로 밝힐 수 있도록 면책 조항을 신설하는 방식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전망 공시의 현황과 특성 및 정보가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가 갈수록 전망 공시를 내는 상장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망 공시를 내놓는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7%에 불과했다. 2008년 2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건수로 봐도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 내에서의 전망 공시 빈도는 2002년 124건에서 2007년 269건으로 증가했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연간 100건 내외로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은 감소세가 더 크다. 코스닥시장에서 전망 공시를 발표한 상장사의 점유율은 2006년 20%에 달했지만 2020년 이후엔 1~2%대에 그쳤다. 공시 건수로 봐도 같은 기간 325건에서 40~50건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망 공시 이후의 관리·정정 부담이나 예측 정보 관련 법적·제도적 불확실성뿐 아니라 산업 구성, 실적 변동성, 예측 가능성, 적자기업 비중 등 기업 특성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기업설명회(IR)나 콘퍼런스 콜 등 대체적인 정보 전달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돼 공식적인 전망 공시를 일부 대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망 공시는 시장 가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이 스스로 보고 있는 미래 실적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증권가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을 웃도는 전망치를 공시한 상장사의 누적평균초과수익률(CAAR)은 약 0.7~0.8%이었다.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추정치를 내놓은 상장사의 CAAR은 –0.9~-0.4%였다. 둘 다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증권가보다 높은 예상치를 공시한 상장사의 주가는 올랐고,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는 약세를 보였다는 뜻이다.

적절한 전망 공시는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이 발표한 전망치가 기존 시장의 예상과 다를 경우 전망 공시 시점에 주가가 반응하고, 이후 실제 실적이 기업 전망치와 다르게 나타나면 실적 발표 시점에서도 추가 가격 조정이 발생했다”며 “전망치가 실제 실적에 가까울수록 실적 발표 시점의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전망 공시에 나서게끔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은 배경이다. 이 연구위원은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한 전망에 대해 면책제도의 적용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해 기업의 전망 공시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며 “전망치 산출의 핵심 가정과 위험 요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