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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가을 즈음 가장 자주 들은 말은 "채권은 안전한 거 아니었나요?"였던 것 같습니다. 주식 손실이야 각오한 부분이었지만, 완충재라고 믿고 담아둔 채권형 자산까지 두 자릿수로 빠져 있으니 당황할 만했습니다. 그해 미국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나란히 큰 폭으로 떨어졌고, 주식 60에 채권 40을 섞은 전형적인 포트폴리오는 거의 100년래 손에 꼽히는 손실을 냈습니다. 국내에서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해 채권형 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믿었던 분산투자의 효과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사라진 경험이었습니다.

채권이 주식을 받쳐준다는 믿음은 이론이기보다 경험에서 왔습니다. 2000년 닷컴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모두 주가가 급락할 때 국채 가격은 올랐습니다. 경기가 나빠질 것 같으면 시장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 기대하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릅니다. 주식의 손실을 채권의 이익이 일부 메워주는 구조가 20년 넘게 반복되다 보니, 그것이 채권이라는 자산의 성질처럼 굳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