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앞에 보란 듯이 놓인 메모장. 손글씨로 ‘할 일(To Do), 일본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입’이라고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앞에 보란 듯이 놓인 메모장. 손글씨로 ‘할 일(To Do), 일본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입’이라고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묶음의 통화처럼 움직이던 원화와 엔화 가치가 석 달 만에 전혀 다른 처지가 됐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원·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이어지고 있다. 1600원 선을 뚫을 것 같던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중반에 안착 중인데, 엔·달러 환율은 155~159엔을 오가며 160엔대 재진입을 눈앞에 둔 듯한 움직임이다.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서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여도 별무소용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로 각광받던 엔화가 왜 이렇게 맥을 못 추는 것일까. 미국이 유독 엔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무엇 때문일까.

미국·이란 전쟁이 불붙인 엔화 약세

4년 전인 2022년 초만 해도 달러당 114엔대에서 움직이던 엔화는 그 후 급속도로 약세를 보이며 2024년 여름께 160엔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종료하자 엔화는 140~150엔 중반대를 오가는 수준에서 안정을 되찾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