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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배우자한테 '사실상 거부권' 인정 효과
서구는 이혼발(發) 지배구조 리스크 적극 관리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경영자 이혼, 치명적인 오너십 리스크”
이는 물론 현재 확정되지 않은 1심 판결입니다. 그러나 재산분할 대상 자산의 대부분이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인 만큼, 재산분할 비율과 이행 방식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판도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로 인해 금번 판결은 “경영자의 이혼이 기업의 치명적인 오너십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됐습니다.
1심 법원은 지분 일부를 분할하더라도 권혁빈 CVO가 회사의 지배권을 상실할 위험이 없다며 현물분할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상법은 회사의 중요한 사항인 정관변경, 기업합병, 분할, 영업양수도, 이사 및 감사 해임 등에 대해선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 의결권 3분의 2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35%의 지분 분할이 확정될 경우 전 배우자에게 사실상 거부권이 인정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또한 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같은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특별한 이해관계 있는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 배우자가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등 일정한 지분 보유를 통해 행사할 수 있는 상법상 소수주주권 행사가능성 역시 열리게 됩니다.
그 결과 기존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려온 단독 지배구조가 약화되고, 2대 주주로 떠오른 전 배우자와의 지분 대립 혹은 위 지분의 매각 등으로 인한 외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이는 경영 효율성 저하와 지배구조 불확실성이라는 기업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금분할 결정도 여파도 만만치 않아
그런데 반대로 주식이 아닌 현금 정산 형태의 재산분할이 결정되더라도 여파는 만만치 않습니다. 천문학적인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받거나, 주식 일부를 시장에 매각(블록딜)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지게 됩니다. 경영자 개인의 과도한 채무부담은 경영자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현금청산을 위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분은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분 직접 분할이든 현금 정산이든, 오너의 리더십과 기업의 안정적 운영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일찍이 혼인전 약정서(Prenup)나 정관 내 지분 양도 제한 조항 등을 통해 이혼으로 인한 지배구조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왔던 서구권과는 달리, 한국은 유교적 기업 문화와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CEO의 개인적 리스크가 기업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감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권혁빈 CVO의 사례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비단 시장과 기술에만 있지 않음을 경고합니다. 특히 1인 또는 소수 가족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진 경영자라면 유사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법적 구조적 안전장치를 사전에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는 가족 내 분쟁 발생 시 지분이 제3자나 이해관계가 다른 배우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주주간 계약을 통한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주식에 관한 주식매수청구권 등 제반 옵션부 계약체결, 정관 정비를 통한 거버넌스 안정성 강화, 의결권 없는 종류주식의 활용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와 동시에 가액배상에 대비한 유동성 준비, 사전 자산 리스크 분산 등 사실상의 재원 마련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경영자의 불화와 이혼은 더 이상 한 가정의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주주와 임직원, 협력사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연결된 기업 생태계에서 CEO의 이혼 리스크는 엄연한 ‘지배구조(Governance)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CVO의 1심 이혼 판결은 향후 1인 회사 내지 가족 기업이 창업 초기부터 지배구조 방어 기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이미 유의미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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