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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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사이에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신규 채용을 위해 인재 확보전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몸값이 높아진 기존 직원들은 성과급 인상 요구에 나섰다.

16일 닛케이아시아는 AI 붐으로 증설에 나선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엔지니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최대 채용 플랫폼 104잡뱅크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산업은 거의 모든 직종에서 구인 수요가 구직자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공장 건설 등 일부 직종에서는 구직자 한 명당 최대 12개 일자리가 제시될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대형 반도체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 업체 ASE는 올해 초 70억달러로 제시한 설비투자 규모를 최근 105억달러까지 상향했다. 이에 따른 신규 채용 규모는 3000명 이상이다. TSMC도 올해 대만에서만 약 80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에 중소·중견기업의 구인난은 더 심해졌다. 반도체 소재 업체 IV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공장 증설로 신규 직원을 수소문했지만 ‘살아 숨 쉬는 엔지니어는 대기업이 다 데려갔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인재 영입 경쟁에 임금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에선 입사한 지 1년6개월 된 직원이 경쟁사로부터 연봉 30% 인상 조건을 제시받고 이직했다. 경력 2년짜리 엔지니어가 과거 6~7년 경력자 수준의 임금을 제안받기도 했다.

협상력이 커진 직원이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만 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영업이익 15%를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회사는 100만대만달러(약 4250만원)의 직원 보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이는 영업이익의 4~5%로, 10% 이상인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못 미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다른 반도체 기업 노조도 더 많은 보너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동쟁의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