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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와 스팩 합병 과정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특히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경우 제시된 미래 추정 실적의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투자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PER·PBR 등 활용해 교차 검증
기술특례 상장 땐 추정실적 적용
실적 기대 못미치면 주가 타격
상장 과정서 현실성 따져봐야
몸값 산정의 첫 단추는 '비교기업'
가장 일반적인 공모가 산정 방식은 ‘상대가치평가법’이다. 상장 예정 기업과 업종, 사업 구조 등이 비슷한 상장사를 비교기업(피어그룹)으로 선정한 뒤 이들의 밸류에이션 배수(멀티플)를 적용한다. 증권신고서에는 비교기업 선정 이유와 적용한 투자지표, 할인율, 최종 공모가 산출 과정 등이 상세히 기재된다.순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이라면 피어그룹과 비교할 때 주가수익비율(PER)을 참조하는 게 정석이다. 비교기업들의 평균 PER을 구한 뒤 상장사의 미래 추정 순이익이나 주당순이익(EPS)에 곱해 적정 시가총액과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한다. 반도체, 자동차, 게임, 소비재 기업 등이 주로 활용하지만 업종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순자산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은행사, 증권사, 보험사처럼 자산 규모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금융회사가 주로 사용한다. 반대로 자산보다 성장성이 중요한 플랫폼, 정보기술(IT) 기업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주가매출비율(PSR)은 적자 기업 몸값을 산정할 때 자주 등장한다. 아직 이익은 나지 않지만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바이오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감가상각비 영향을 제거해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비교하는 지표다. 철강, 조선, 통신, 석유화학처럼 설비투자가 많은 산업에서 주로 쓰인다. 그렇다고 반드시 중후장대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는 2020년 상장 당시 이례적으로 EV/EBITDA를 적용했다. 당시 용산 신사옥 등 대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단순 PER보다 기업가치를 더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정 실적까지 살펴야 진짜 몸값 보인다
IPO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는 여러 지표를 함께 검토하는 일이 많다. 비교기업을 선정한 뒤 PER, EV/EBITDA 등을 교차 검증해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식이다. 다만 증권신고서에는 이 중 하나를 채택하고 나머지 방식을 제외한 이유까지 설명해야 한다. 현재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니어스랩도 증권신고서에서 PER을 적용하고 PBR, PSR, EV/EBITDA를 제외한 근거를 별도로 제시했다.기업가치 산정 방식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IPO와 달리 스팩 합병은 합병 공시 내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팩 합병에는 ‘절대가치평가법’을 적용한다. 최근 IBKS제24호스팩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럭스코 사례를 보면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일정 비율로 가중평균해 산출했다. 자산가치는 현재 보유한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수익가치는 향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할인해 계산한다. 이를 토대로 합병비율과 합병가액이 결정된다.
증권신고서에 적힌 기업가치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미래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몸값을 산정하는 사례가 많다. 예상한 성장세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기업가치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표 사례가 파두다. 이 회사는 상장 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급락했고, IPO 과정에서 실적 전망을 충분히 반영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도 일부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실적 전망을 달성하지 못해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의 밸류에이션 산식뿐 아니라 추정 실적의 현실성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남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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