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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장 분위기가 험악할 때 공개적인 글을 쓰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사실 무슨 말을 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그렇다고 대단한 통찰을 내놓기도 어렵다. 결국 "지금 시장은 매우 싸다", "여유가 있다면 지수가 빠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다"는 뻔한 이야기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칼럼이라면 남들이 하지 않는 논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만큼은 남들 다 하는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엄중하고 엄혹한 시기다.

이번 하락장은 하락 폭도 깊지만, 하락의 속도가 과거의 그 어떤 하락장보다 훨씬 빠르다. KOSPI가 고점 대비 35% 이상 하락할 때까지 걸린 기간을 돌아보자. 가장 최근의 하락장이었던 2021년(인플레이션 우려 및 금리 인상기)에는 약 300일이 걸렸다. 2007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약 230일, IMF 외환위기 때는 109일, 그리고 자주 비교되는 2000년 IT 버블 붕괴 때는 94일이 소요되었다. 과거 대표적인 하락장들이 통상 100일 안팎에 걸쳐 완만하게 빠졌던 반면, 이번 하락장은 불과 27일 만에 35% 이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