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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한 ELS의 총액은 10조160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7% 늘어난 수치다.
국내 주식형 ELS에서 증가세가 특히 가팔랐다. 올해 국내 주식형 ELS 발행액은 총 7157억원으로 전년 동기(1008억원)에 비해 7.1배나 많다. 혼합형 ELS도 올해 들어서만 9178억원 발행돼 지난해와 비교해 54.3%나 불어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기업의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둔 ELS의 발행이 특히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기초 자산에 포함한 ELS는 올해 들어서만 1조315억원이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55억원)과 비교하면 3.4배나 불어난 액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바탕으로 ELS 발행량을 적극적으로 늘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LS는 기초 자산의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로 돼 있다. 역으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증시가 현 수준을 이어나가기만 해도 손실 위험이 없다고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은 ELS를 통한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ELS를 1조5423억원 발행해 전년 동기(1조107억원)보다 52.6%나 늘렸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량은 1조2130억원에서 1조4823억원으로 22.2% 증가했다.
문제는 증시 고점 때마다 증권사의 ELS 발행이 불어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가 10.18%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직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사태 역시 홍콩 증시가 고점을 찍었던 당시 팔린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터진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최근 증가율이 가팔랐던 주가지수나 주식을 바탕으로 ELS 발행을 늘리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향후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대 초 ‘ELS 마진콜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시 증권사들은 코로나19발 폭락장으로 ELS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이 발생하자 외화를 급하게 끌어와 증거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한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관련 업권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ELS 발행 시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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