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형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주임교수
조태형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주임교수
한 나라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을 들 수 있다. 이는 1년 동안 그 나라의 영토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규모를 시장가치로 측정한 것이다. 당해년 가격으로 측정한 것을 명목GDP, 기준년 가격으로 측정한 것을 실질GDP라고 한다. 경제활동의 목적이 개인과 사회 전체의 후생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는 점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하고 순전히 물량의 변동을 측정하는 실질GDP가 후생수준을 측정하는 데 더 근접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금년 들어 명목GDP와 실질GDP의 움직임에 큰 괴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명목GDP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질GDP는 보통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AI 혁신의 확산 및 이에 따른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부문이 초호황기를 맞이했고 그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메모리 가격의 급등에 주로 기인하여 전대미문의 규모로 급증하고 있다. 양사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95조원(각 57.2조원, 37.6조원)으로 이미 2025년 영업이익 91조원(각 44조원, 47조원)을 상회하였고, 4월말 현재 컨센서스는 연간으로 5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중 양사의 영업이익(91조원)이 경제 전체의 영업잉여 추정치(GDP통계, 575조원)의 16% 수준이었는데, 금년에는 이 비율이 절반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명목 이익의 급증과 함께,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의 부가가치 생산(실질) 증가율은 2026년 1분기중 직전 10년 평균증가율 +8.1%에 비해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년중 경제 전체의 연간 실질GDP 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크게 높아져 2% 후반에서 3%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