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6일 16:3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핵심 부동산 자산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를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IC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GFC)로 서울 사무소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GIC 서울 사무소는 GIC 투자 자산 중 하나인 SFC에 위치해 있다. 그간 GIC는 SFC에 입주한 싱가포르계 공유 오피스 업체 저스트코에서 사무 공간을 임차해왔다.

부동산 IB 업계 안팎에서는 GIC의 한국사무소 이전 계획과 함께 SFC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GIC가 강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SFC를 매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주요 입지에 위치한 핵심 오피스 자산을 ‘바이 앤 홀드(매수 후 보유)’ 하는 GIC의 전략에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커지는 중이다.

SFC는 강남 GFC 등과 함께 GIC의 핵심 부동산 자산으로 꼽힌다. 특히 SFC는 GIC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350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린 자산이다. 5호선 광화문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연면적은 11만9646㎡(3만6192평)로 지하 8층~지상 30층 규모다. 평(3.3㎡)당 4000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부동산 자산이다.

GIC가 SFC 인근 더 익스체인지 서울을 매각하고 있단 점도 순차적으로 광화문 보유 빌딩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GIC는 최근 더 익스체인지 서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운용-시티코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앞서 GIC가 보유한 광화문 4개 건물을 연계하는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불발되며 하나씩 자산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단 것이다. 당초 GIC는 SFC와 더 익스체인지 서울, 프리미어플레이스, NIA빌딩의 지하 공간을 연결하는 개발을 시도해왔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 시장 업황이 어려워지고 있단 점도 SFC 매각설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손실을 핵심 자산 매각으로 메꾸려 한다는 것이다. GIC는 여러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를 통해 물류센터를 매입해왔는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GIC는 핵심 지역에 있는 주요 자산을 거의 팔지 않았다”며 “20년 넘게 보유해온 SFC를 팔게 된다면 상당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