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 금·은·동' 수집한 황선우, 파리에서는 도쿄 아쉬움 푼다
'박태환 후계자'로 급성장한 김우민, 파리 올림픽 강력한 메달 후보로
남자 계영 800m는 박태환도 못 이룬 올림픽 계영 메달 도전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한국 경영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라는 역대 최고 성과를 남겼다.

황선우(20·강원도청)가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 자유형 200m와 김우민(22·강원도청)이 깜짝 우승을 차지한 남자 자유형 400m, 그리고 은메달을 딴 계영 800m는 모두 한국 수영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전략 종목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을 5개월가량 앞두고 열린 전초전 격인 이번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값진 성과를 남겼다.

한국 수영이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4개다.

모두 박태환(34)이라는 천재 한 명이 일궈낸 결과다.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이 모두 박태환의 작품이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는 이번 도하 대회에서 박태환도 해보지 못한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황선우는 지난 14일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그토록 바랐던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3회 연속 메달이자 '금·은·동메달' 수집을 완료하는 금빛 역영이었다.

이제 이력서에 '올림픽 메달'만 남겨둔 황선우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이제 올림픽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메달을 위한 좋은 발판이 마련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가올 파리 올림픽은 황선우에게 두 번째 올림픽이다.

18세의 나이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47초56으로 기록을 단축하며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4위로 결승 티켓을 따냈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하지만 힘 조절에 아직 능숙하지 못했던 때라 결승에서는 47초82로 경기를 마치고 5위에 입상해 메달은 받지 못했다.

이제는 주 종목이 된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는 예선 1분44초62로 한국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세워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는 1분45초53(6위), 결승에서는 1분45초26(7위)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예선 기록을 결승으로 가져오면 동메달을 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금·은·동 이력을 추가하며 세계 최정상급 자유형 200m 영자가 된 황선우는 2012 런던 올림픽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시상대에 서는 한국 수영 선수가 되길 희망한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김우민은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자신이 진정한 박태환의 후계자라는 걸 입증했다.

중장거리 전문 선수였던 김우민은 2021년까지는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던 선수다.

도쿄 올림픽에 계영 800m 멤버로 출전했으나 예선에서 탈락했고, 개인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22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분48초26의 기록으로 우승하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던 그는 그때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는 3분45초64로 기록을 단축하고 전체 6위에 올랐고,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이 종목은 3분43초92로 다시 한번 기록을 단축해 5위에 입상했다.

올해 호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는 3분42초대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삼았던 그는 약속을 지켰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12일에 열렸던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71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황선우보다 먼저 금메달을 땄기에 '2011년 상하이 대회 박태환(자유형 400m) 이후 한국 선수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 타이틀은 김우민이 가져갔다.

자신이 우상으로 삼은 박태환의 '발끝'이 이제는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김우민은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도하 대회에 출전해 테이퍼링(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뒤 경기일에 맞춰 피로를 해소하며 힘을 비축하는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한국 수영에 새 역사를 썼다.

김우민이 박태환과 진짜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아직 '1초 이상'의 시간을 줄여야 한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립한 한국 기록(3분41초53)이 김우민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

단순히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만 보면, 김우민은 시상대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다.

수많은 세계 정상급 선수가 불참한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만큼은 대부분의 메달권 선수가 대회에 나섰다.

김우민이 이번 대회에서 남긴 3분42초71을 도쿄 올림픽에 대입하면, 넉넉하게 금메달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후쿠오카 대회에서 3분40초68로 금메달을 땄던 새뮤얼 쇼트(호주)가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리에서는 김우민과 진검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한국 수영 황금기를 연 남자 계영은 박태환도 해보지 못한 최초의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22·제주시청), 양재훈(25·강원도청), 이유연(23·고양시청)이 출전한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도하에서 7분01초9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합작했다.

1위 중국(7분01초84)과는 고작 0.10초 차다.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은 '2024년 대담한 예측'으로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꼽았다.

도하에서 '은빛 물살'을 갈랐다고 해서 파리 올림픽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자유형 강국 호주가 이번 대회는 출전하지 않았고, 영국과 미국은 2진급 선수단을 꾸려 이번 대회에 나섰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결속력과 상승세를 고려하면, 5개월여 남은 파리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라가는 게 꿈만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올해 2월도 호주에서 강훈련을 소화했다.

황선우가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든 2주였다"고 돌아볼 정도로 훈련 강도가 높았지만, 혹독한 프로그램을 무사히 소화한 선수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 대표팀이 목표로 삼은 기록은 '6분대 진입'이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영국(6분58초58)만 6분대에 진입했을 뿐,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간 러시아올림픽위원회(7분01초81)와 호주(7분01초84)는 7분 1초대였다.

이 부문 세계 기록인 미국의 6분58초55(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도 거의 7분에 가까운 기록이다.

박태환이 유일했던 올림픽 메달…한국수영 '황금세대'가 잇는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했던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6분대에 진입한 나라는 영국(6분59초08)이 유일했다.

'6분대 진입'을 목표로 내건 한국 대표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올림픽에서 우리와 경쟁할 상대는 계영 최강국 영국과 호주, 미국에 최근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등이 있다.

한국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에서 6분대에 진입한다면, 메달은 물론이고 시상대 꼭대기까지 노려볼 만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