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에서 7∼11월 열렸던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Tree & Serpent: Early Buddhist Art in India)전을 재구성했다.
인도 불교미술은 그간 북인도 미술 중심으로 소개돼 왔고 국내에 인도 데칸고원 동남부 지역에 해당하는 남인도 미술 관련 전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남인도 불교 미술품들을 스투파(불교에서 부처나 훌륭한 스님의 사리를 안치하는 '탑'을 뜻하는 인도의 옛말) 조각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출품작 97점 중 절반 이상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무렵 남인도에 세워진 스투파를 장식하던 조각이다.

자연의 정령을 의인화한 약샤(약시), 물 속에 사는 전설의 동물 마카라 등이 불교 조각 속에 등장한다.
전시에서는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풍요의 신 락슈미를 표현한 사암 조각상 등을 볼 수 있다.
인도 전역을 통일한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은 북부 갠지스강 유역의 스투파에서 석가모니의 사리를 꺼내 인도 전역의 팔만사천개 스투파에 나눠 안치했다.
이번 전시에는 북인도 피프라와 스투파에서 출토된 사리와 아소카왕이 사리를 다시 나눌 때 넣었던 보석이 소개된다.

보리수 아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를 나타내는 빈 좌대, 꺼지지 않는 태양 같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수레바퀴, 바퀴 무늬가 새겨진 발자국 등이 스투파 장식 조각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이다.
남인도에서는 특히 석가모니가 이룬 기적을 상징하는 불을 뿜는 기둥 상징도 나타난다.

이 중에는 발굴 후 한 번도 인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던 유물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류승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미국 메트 전시는 학술적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전시는 국내에 남인도 불교 미술이 처음 소개되는 만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4월14일까지. 유료 입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