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정은지 "노련함보다는 새로운 느낌의 춤 보여드릴 것"
유니버설발레단 이유림 "아역으로 섰던 무대 다시 서니 울컥"
'호두까기인형' 정은지·이유림 "서로 다른 매력 기대하세요"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호두까기인형'에 새로운 얼굴의 두 주역 무용수가 나선다.

국립발레단 정은지(25)와 유니버설발레단 이유림(26)이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국립발레단은 9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21일부터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독일 작가 E.T.A.호프만의 '호두까기와 쥐의 임금님' 원작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입힌 동일한 작품이지만 버전은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 유니버설발레단은 안무가 바실리 바이노넨의 버전이다.

두 사람이 맡은 역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는 주인공 소녀로 국립발레단 작품에서는 '마리', 유니버설발레단 작품에서는 '클라라'로 나온다.

2021년 국립발레단에 정단원으로 입단해 군무부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온 정은지는 이번이 '호두까기인형' 데뷔 무대다.

'주얼스'의 루비, '돈키호테'의 메르세데스 등 무대에서 홀로 무용수의 기량을 뽐내는 솔로 역은 맡았지만, 주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두까기인형' 정은지·이유림 "서로 다른 매력 기대하세요"
정은지는 "국립발레단에 입단하고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작품"이라며 "아무래도 큰 무대다 보니 떨리지만,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무용수들은 몇 년 동안 해왔던 역"이라며 "저는 이번이 처음이니 노련함보다는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춤을 추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연말에는 지방 공연 일정이 줄줄이 있어 리허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개인 연습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했다.

연습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다시 보면서 좀 더 부드럽게 다듬어야 할 동작을 확인한다고 했다.

정은지는 "마리는 소녀가 상상 속의 세계로 가서 인형들도 만나고 함께 노는 느낌"이라며 "어린 친구들의 동심의 세계로 간 것 같은 느낌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군무나 솔로일 때는 저 혼자만 잘하면 됐지만, 지금은 파트너와 호흡도 맞춰야 하고 군무들과도 어우러져야 해서 부담되기도 해요.

마리와 왕자가 춤추는 장면이 화려하고 웅장한데, 좀 더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내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
'호두까기인형' 정은지·이유림 "서로 다른 매력 기대하세요"
2016년부터 헝가리 국립발레단에 몸담고 있다 올해 유니버설발레단으로 이적한 이유림은 국내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호두까기인형'에 출연한다.

그는 시칠리아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당시 심사위원으로 있던 헝가리 국립발레단 단장에게 발탁돼 유학길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무용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다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이유림은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호두까기인형'을 한국에서 다시 할 수 있어 좋다"며 "한국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다른 무용수들이 안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간섭처럼 여겨진다"며 "한국에서는 동료 무용수들이 안 되는 동작을 서로 모니터링을 해주기도 하고, 의상도 체크해준다.

이런 부분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유림은 헝가리 국립발레단에서도 이 작품에 주인공 소녀로 출연한 적이 있지만 유니버설발레단 무대에 서는 게 개인적으로 특별하다고 했다.

열두살이던 2009년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에 어린 클라라로 무대에 선 경험 때문이다.

그는 "어린 클라라가 서 있고, 불이 꺼지면 어른 클라라가 나온다"며 "(앞선 지역 공연에서) 어린 클라라 역을 했을 때와 같은 옷과 같은 리본 머리 장식을 하고 무대에 서니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버전은 동작적으로 깔끔하고, 테크닉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아요.

다른 발레단과는 다른 매력의 클라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호두까기인형' 정은지·이유림 "서로 다른 매력 기대하세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