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전시…한국 악기장·옹기장 등과 협업해 전통악기·기물 탐구

"이번 전시는 4년 전 한국 전통에 대한 탐사에서 시작됐습니다.

특히 한국 타악기 전통과 관련해 서인석 악기장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고 의미 있는 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
레바논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타렉 아투이(43)는 세계의 전통 악기와 음악사를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만든 전자악기를 통해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3일 시작하는 한국 첫 개인전 역시 한국의 전통 악기와 기물들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했다.

아투이는 2019년부터 한국을 찾으며 전통 악기뿐만 아니라 청자, 옹기, 한지, 짚 등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서인석 악기장, 정희창 옹기장, 강지향 도예가 등과 협업한 결과물들이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악기로 탄생했다.

2층 전시장에는 작가가 한국의 대북이나 장구, 꽹과리 등 전통 타악기들을 해체한 뒤 자신의 조형 언어를 가미해 만든 새로운 '악기' 40여개가 놓였다.

북을 해체하고 북피(드럼헤드) 대신에 고무나 종이를 붙이거나 도자판을 놓기도 한다.

아예 북피가 사라진 북도 있다.

새로운 악기에서는 새로운 소리가 난다.

LP 턴테이블의 바늘처럼 설치된 나뭇가지는 회전하면서 도자판 드럼 위를 긁어 소리를 내고 청자나 옹기 오브제가 달린 북채는 나무 북채와 다른 소리를 만들어낸다.

1층에서는 관람객이 아투이의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정해진 연주 방법은 없다.

관객은 벌레 모양의 움직이는 장난감을 북 위에 놓았을 때 나는 소리, 나뭇가지로 한지를 쓸 때 나는 소리 등 전시장에 놓인 사물들을 이용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통해 악기와 소리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난달 31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며 일상의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과 함께 여러 도구를 사용해 새로운 듣기 방식을 탐구해 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21일까지. 유료 관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