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메가, 두 경기 연속 20득점…현대건설 위파위도 펄펄
숨통 트인 각 팀 사령탑 "전력에 큰 도움"

외인 못지않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연봉은 적은데 에이스 역할
올 시즌 도입한 아시아 쿼터제가 프로배구 여자부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각 팀에서 선발한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팀 내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고 있다.

현대건설의 날개 공격수 위파위 시통(태국·등록명 위파이)은 작은 키(174㎝)에도 엄청난 탄력으로 팀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1일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팀내 두 번째로 많은 21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위파위보다 많은 득점을 한 선수는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 밖에 없다.

정관장의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등록명 메가)는 아예 팀 내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올렸다.

아시아쿼터 선수들로 전력 난을 막은 팀들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폰푼 게드파르드(태국·등록명 폰푼)의 합류로 세터 문제를 덜어냈고,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엠제이 필립스(필리핀·등록명 필립스)를 영입해 높이의 약점을 개선했다.

외인 못지않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연봉은 적은데 에이스 역할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합류로 팀 간 전력 차도 줄어든 분위기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31패를 한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3경기에서 1승 2패를 거둬 5위를 달리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후 3연패에 몰렸으나 최근 2경기에서 강팀 현대건설, GS칼텍스를 상대로 1개 세트씩 가져오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현장을 지휘하는 각 팀 감독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합류로 선수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고 입을 모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를 앞두고 "위파위를 선발할 때 신장 문제로 고민했으나 기대했던 것보다 점프, 서브 능력이 좋아서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역시 "아시아쿼터 선수들로 크게 득을 본 팀이 있는 것 같다"라며 "우리 팀 아시아쿼터 선수인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태국)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다른 선수들과) 교통정리가 필요한데, 2라운드 중반까지는 팀워크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프로배구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연봉은 여자부 평균 보수(1억5천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10만 달러(약 1억3천500만원)로 고정돼 있다.

많게는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국내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는 것보다 아시아쿼터 선수를 활용하는 것이 구단 입장에선 효율적이다.

일부 구단은 아시아쿼터 엔트리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아시아쿼터 선수들로 인해 국내 선수층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까지 주전급 선수로 활약했던 다수의 선수는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국내 배구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