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보다 빨랐던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백인철은 몸을 수면 위로 높게 띄웠다.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23초29의 대회 신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백인철은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며 "레이스를 마치고서 레인 타고 올라간 것 봤는가.
정말 나는 것 같았다"고 감격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접영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백인철이 처음이다.
여자 접영에서는 1998년 방콕 대회에서 조희연의 접영 200m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백인철은 "한국 수영에 이바지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메달이 금색인 점은 만족스럽다"고 했다.

9시간 뒤 열린 결승에서는 기록을 0.10초 더 줄였다.
두 번의 역영을 하고도 백인철은 "순위는 마음에 들지만, 여전히 기록에는 만족하지 않는다"며 "오늘은 내가 원하는 만큼 기록을 줄이지 못했다"고 22초대 진입을 열망했다.
이번 대회에 백인철은 자유형 50m와 접영 50m에 출전했다.
자유형 50m에서는 예선 공동 8위를 하고, 스윔 오프에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 자유형 50m에서는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이 21초72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번 대회 한국 수영 경영의 첫 금메달이었다.
백인철은 "자유형 50m에서의 아쉬움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지유찬과 나는 훈련 파트너다.
지유찬이 먼저 금메달을 따자, 나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동료들이 믿어줬고, 나도 자신 있었다"고 떠올렸다.

아시안게임에서 기록을 23초29까지 줄였다.
단기간에 급격하게 기록을 단축한 백인철은 "훈련할 때 집중력이 좋아졌다.
내가 뭘 해야 더 나은 결과가 나올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기록 경신의 비결을 설명했다.
담담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백인철은 가족이 화두에 오르자, 잠시 말을 멈췄다.
백인철은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
'잘 키워주시고, 늘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