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 대표팀 출전…브리지 자선 대회·선수 후원 등 물심양면 지원
[아시안게임] '브리지 사랑' 현대家 김혜영 "태극마크 영광…책임있게 열심히"
브리지(Bridge)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2대2로 팀을 나눠 52장의 플레잉 카드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게임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하지만 아직 저변이 부족해 소수의 애호가만 즐기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한 종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2022 항저우 대회에서만큼은 다르다.

남자, 여자, 혼성 등 3개 종목 모두 한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는 혼성 종목에 출전한 김혜영(63)이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부인이다.

재계 인사들이 많이 즐기는 스포츠이긴 하지만, 김혜영의 브리지 사랑은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2010년께 브리지를 배우기 시작한 김혜영은 현재는 '팀 서울'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종목 활성화에도 열심이다.

한국브리지협회 부회장을 10년 넘게 맡고 있고 매년 자선 대회를 열어 수익금을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고 있다.

국제대회에 나설 때는 같은 팀 소속 30대 동료들의 항공, 숙식 등 비용을 지원한다고 한다.

[아시안게임] '브리지 사랑' 현대家 김혜영 "태극마크 영광…책임있게 열심히"
27일 중국 항저우 기원에서 열린 대회 예선 1, 2라운드를 마친 김혜영은 처음 느껴보는 국제종합대회 분위기에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같은 팀 다른 조의 성적이 나와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아직 경기 결과는 모르는 모습이었다.

"너무 긴장된다"는 김혜영은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럴 땐 저희 팀에 미안할 때가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혜영은 "(태극마크를 달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이후에는 젊은 분들이 잘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리지를 좋아하는 이유로는 "입문 기간이 조금 길지만 나이 드신 분들이 실내에서 하기 좋은 팀 스포츠"라고 소개하며 "게임 방식도 여러 가지고 훈련할 것도 많아 (재밌다)"라고 답했다.

선수촌 생활에 대해선 "제가 상상한 것 이상이다.

일반 차량도 안 다니고 일반인들도 안 계신다"며 "선수들만 다녀서 너무 놀랐다"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김혜영은 기자들과의 인터뷰가 어색한 듯 종종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빠져나갔다.

이후 확인한 싱가포르전 결과는 한국의 17.77-2.23 승리였다.

한국 브리지 혼성팀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리다.

[아시안게임] '브리지 사랑' 현대家 김혜영 "태극마크 영광…책임있게 열심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