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순위로 KGC인삼공사행…고희진 감독 "귀한 자원 왔다"
당찬 여자배구 신인 곽선옥 "고희진 감독님 요새 말로 '플러팅'"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언제나 긴장감이 넘치는 무대다.

구단의 부름을 받아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더라도 대부분의 선수는 긴장감과 중압감으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기 일쑤다.

하지만 KGC인삼공사(정관장 레드스파크스로 명칭 변경 예정)로부터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아웃사이드 히터 곽선옥(18·일신여상)은 달랐다.

곽선옥은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플러팅'(집적대기)이라는 단어를 꺼내 웃음을 자아냈다.

"드래프트를 하루 앞두고 테스트했을 때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님이 요새 말로 '플러팅'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감독님이 '우리 팀 힘든데 이겨낼 수 있냐?'고 말씀하셔서 '당연하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는데 말도 안 되게 입단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한 KGC인삼공사는 순위 역순에 따라 드래프트에서 총 100개의 구슬 가운데 8개만 얻었다.

구슬 추첨에서 전체 1순위는 지난 시즌 최하위 페퍼저축은행(트레이드를 통해 한국도로공사가 행사)에 돌아갔지만, KGC인삼공사는 낮은 확률을 뚫고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뒤 주저하지 않고 곽선옥을 지명했다.

당찬 여자배구 신인 곽선옥 "고희진 감독님 요새 말로 '플러팅'"
고희진 감독은 "(추첨에서) 생각보다 좋은 순위가 나와서 기분 좋게 지명했다"며 "곽선옥은 고교 선수 가운데서 기본기가 가장 좋고 이해도도 높다.

귀한 (날개 공격수) 자원이 우리 팀에 와서 기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곽선옥은 "아웃사이드 히터가 필요한 팀이 현대건설이라 거기를 생각했는데 말도 안 되게 정관장 구슬이 올라왔다.

직감이 들었던 팀에 가게 돼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KGC인삼공사는 감독부터 선수까지 분위기가 밝은 팀이다.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다른 사람까지 민망하게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말한 곽선옥에게는 안성맞춤인 팀이다.

곽선옥은 "구단 유튜브에서 언니들의 밝은 모습을 봤다"면서 "제 포지션에 이소영, 박혜민 언니가 있는데 조언해주시는 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프로 무대에 입성해서 소화할 힘든 훈련도 아직은 기대감을 품고 기다릴 수 있다.

그는 "고등학교와 프로는 훈련의 수준이 다르다.

그걸 이겨내고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생애 한 번만 탈 수 있는 신인상은 신인 선수라면 누구나 가슴에 목표로 품는 존재다.

곽선옥은 "당연히 받고 싶지만, 일단 상 받으려면 코트에 서서 보여줘야 한다"면서 "팀에 합류하면 열심히 해서 코트에 설 기회를 잡고 싶다.

신인상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고 코트에서 즐기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