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궐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처마나 지붕, 기둥 하나하나 기품이 서려 있다.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지붕에 올라 바라보는 종묘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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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직영보수단 소속으로 궁궐·왕릉을 보수하는 대목수 정명식 씨는 지붕 위에서 내려다본 종묘의 모습을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기와지붕 아래로 보이는 비움의 미학"이라고 했다.
정씨가 2013년 촬영한 '종묘 정전' 사진에는 그가 느낀 특별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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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표 문화유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정씨를 비롯해 궁궐과 왕릉 보수, 조경, 관람객 안전 관리, 문화유산 해설 등을 담당하는 궁능유적본부 직원 11명이 찍은 사진 2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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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에서 행사 관리와 안내 해설 업무를 담당하는 이종춘 씨는 올해 4월 야간 특별 행사를 모두 마친 뒤의 희정당(熙政堂)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겼다.
내부 조명을 모두 켠 희정당은 '밝은 정사를 펼치다'는 이름의 뜻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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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조범래 씨가 찍은 '관리반 선생님들 항상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는 제목의 사진은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새벽부터 땀방울을 흘린 동료의 모습을 포착했다.

관람객에게는 전시된 사진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수록된 엽서를 기념품으로 준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과 현장의 노고가 담긴 사진을 보면서 문화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