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외국 선수들도 잘 쏴요.

정말 평준화가 많이 진행됐어요.

"
2일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치르고 있는 여자 국가대표팀의 고참 강채영(현대모비스)과 최미선(광주은행·이상 27)은 입을 모아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3관왕으로 이름을 알린 안산(광주여대), 올해 처음 대표팀에 선발돼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는 임시현(한국체대) 등 대표팀 후배들과 다르게 강채영과 최미선은 일찌감치 2010년대 중반부터 '태극궁사'로 활약해왔다.

두 후배보다 국제무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강채영과 최미선에게 지난달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한 여자 대표팀의 처절한 실패는, 절대 '이변'이 아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첫판 탈락하고, 개인전에서는 3명의 선수가 모두 8강에서 물러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멕시코, 대만 등 기존 경쟁국들에 더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나라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여자 양궁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 한국 여자양궁도 한 번이라도 '실수발'을 쏘면 이들에게 언제든 밀릴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이번 세계선수권은 그게 현실화한 대회일 뿐이다.

최미선은 "다른 선수들도 이제 기량이 좋아져서 이제는 진짜로 예전 같지 않다"면서 "우리도 그만큼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채영 역시 "이제 (상위권) 나라들은 경쟁력이 엇비슷하다"면서 "모든 대회에 비슷한 긴장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96년 6월생인 강채영은 최미선보다 생일이 한 달 빨라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하고 있어 3주 앞으로 다가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한 부담감이 좀 더 크다.

강채영은 "성적이 좋은 상태에서 가게 되면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신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 "이제 항저우에서 좀 더 동기부여를 가지고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때(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내가 막내였는데, 이제는 내가 맏언니다.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 부담은 되지만, 동료들을 믿으면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미선은 항저우만큼이나 무더운 날씨를 자랑하는 청두 유니버시아드를 다녀온 경험을 십분 살릴 계획이다.

최미선은 지난 7월 열린 유니버시아드에서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최미선은 "청두에서는 화살 회수할 때 더위를 피하려고 우산을 쓰고 다녀왔다"면서 "한 번 경험해 봤으니 중국의 무더위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