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기술 더하고, 기술에 예술 입힌다…"융합 전문가 되고파"
김안나 광주과학기술원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원의 활동 반경은 말 그대로 '글로컬' 하다.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연구원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학사, 어바인 캠퍼스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회화를 전공한 김 연구원은 2010년 한국으로 들어와 대구 첫 청년 레지던시 '가창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등으로 활동하면서 경북대에서는 예술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광주와의 인연은 2017년부터. 국립 아시아문화원 레지던시 작가로 터를 다진 뒤 2020년부터 광주과학기술원 한국문화기술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 서 있다.

김 연구원은 "문화기술이라는 게 융합 분야이다 보니 공학 전공자 절반, 예술 전공자 절반과 함께 일한다"며 "공학 쪽에서는 예술을 장식으로 여기는 선입견이 일부 있고, 예술계에서는 기술적 이해도가 부족해 접점 모색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 연구원은 인공지능, 디지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미디어아트 작가이기도 하다.

성장기 외국에서 살면서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한국 문화, 전통, 자연은 주요 작품 소재가 된다.

그의 최근 작품 '물은 기억한다'에서는 전통 설화와 챗GPT를 활용해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를 다루고 관객 참여를 유도했다.

김 연구원은 "어찌 보면 나는 한국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외국으로 가는 통상의 경우와는 반대되는 이력을 가졌다"며 "외국으로 간 작가들이 현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내 성향이나 관심사도 성장 후 돌아와 새로 접한 한국 문화로 흘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광주와 인접한 담양 소쇄원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꼽는다.

대구에서 지내는 동안 경주의 매력에 푹 빠졌던 김 연구원은 "광주는 아름다운 도시"라며 "주(州)가 들어가는 도시들이 아름다운 것 같다"고 농을 던졌다.

김 연구원은 "모든 것이 서울 중심이고, 미디어아트 작가들도 서울 쪽에 몰려 있어 소통이나 참여 기회가 더 많기는 하다"며 "그러나 광주에서는 인공지능, 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이 커 수도권과 기회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지향하며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등을 조성하고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로 지정돼 관련 시설 건립, 창의 도시 간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는 지역 흐름이 판단 근거다.

앞으로 활동 계획의 핵심 말은 '융합'이었다.

김 연구원은 "몇 년 전부터 융복합이 사회 전반에 걸친 키워드로 사용되고는 있는데 각기 다른 분야의 조화로운 융합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며 "기술, 예술 두 분야는 물론 둘을 합쳐 발전적인 결과물을 창출하는 융합 전문가로 입지를 다지고 싶다"고 포부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