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기증전서 교체 전시…'인왕제색도'는 보호 위해 수장고로
근대기 초상화를 비롯한 다양한 회화 작품으로 명성을 날린 화가 채용신(1850∼1941)의 그림이 청주를 찾는다.

국립청주박물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을 다루는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서 채용신의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 병풍을 새로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화조영모도는 꽃과 나무·새·동물 등을 어우러지게 그린 그림을 뜻한다.

채용신은 전통적인 초상화 제작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서양화법과 사진 기술을 받아들인 근대기 초상화로 잘 알려졌지만, 초상화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이번에 공개하는 10폭 병풍은 채용신 특유의 화풍으로 꽃과 새, 동물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의 좌우에는 해, 달, 물, 바위, 사슴 등이 그려져 있는데 새와 동물은 암수 한 쌍으로 하되, 시선은 서로에게 혹은 다른 곳으로 향하도록 한 점이 두드러진다.

해와 달, 다섯 봉우리의 산을 그린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나 불로장생을 기원하며 이를 상징하는 10가지 자연물을 담은 십장생도(十長生圖)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용신의 작품은 겸재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와 교체됐다.

'이건희 컬렉션'을 대표하는 기증품이자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던 '인왕제색도'는 작품 보호를 위해 지난 20일 전시를 끝으로 수장고로 옮겨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산수, 화조, 영모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남긴 근대기 화가 채용신의 재능과 역량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선보이는 전시는 10월 29일까지 열린다.

광주, 대구에 이어 지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서화, 도자, 금속 공예품 등과 함께 이 회장 측이 기증한 다양한 석조물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일까지 총 1만4천789명이 다녀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