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고속도로 한때 통제, 태화강은 홍수주의보…시설 피해 150건 집계
인명피해는 없어…소방본부, 주택 고립된 노인 구조하고 242건 안전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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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이날 낮 12시께 울산과 약 70㎞ 떨어진 지점을 가장 근접해 지나쳤고, 이후 올 때와는 다르게 비와 바람은 급속도로 잦아들었다.
이번 태풍 영향으로 지난 9일 0시부터 10일 오후 3시 30분까지 울산에는 대표 관측지점인 울산기상대 기준 183㎜의 비가 내렸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지점별로 보면 울주군 삼동면에 304㎜가 집중됐지만, 동구 방어동 울기등대에는 110.5㎜가 내리는 등 지역별 편차가 컸다.
최대 순간 풍속은 울산기상대에서 초속 21m를 기록했는데, 동구 이덕서(30.1m)와 울주군 간절곶(26.8m) 등에서는 훨씬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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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와 동구를 연결하는 울산대교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양방향이 통제됐다가, 약 3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40분께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울산요금소를 잇는 울산고속도로도 인접한 태화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약 2시간 동안 전면 통제됐었다.
울산경찰청도 하천 범람이나 침수 등이 우려되는 도로 구간 약 20곳을 통제했다가 이후 해제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울산에서 김포와 제주로 오가는 항공편도 6편이 모두 결항했다.
태화강에는 이날 낮 12시 1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태화교 지점 수위가 오후 1시 30분께 주의보 기준(수위표 기준 4.50m)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태화교 수위는 낮 12시 20분께 3.99m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차츰 낮아져 오후 3시 50분 기준 2.86m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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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소방본부는 지난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3시까지 총 1천609건의 119 신고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즉시 안전조치가 필요한 243건을 처리했다.
인명 구조 출동이 1건 있었는데, 울주군 언양읍에서 강풍에 떨어진 주택 지붕이 현관문을 막는 바람에 집안에 고립된 노인을 119구조대가 구조했다.
이날 오전 한때 '태화강에 사람이 떠내려가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119구조대가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노란색 부표를 사람으로 착각한 오인 신고였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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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복안천 인근 도로가 일부 유실돼 응급 복구공사가 진행됐다.
새벽에는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옆 비탈면에서 지름이 최대 4m가량에 달하는 바위가 도로로 굴러떨어져, 담당 지자체인 동구가 바위를 깨면서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도로 일시 침수 83건, 가로수 넘어짐 20건, 배수로 막힘 7건, 변압기 소손 3건 등 피해도 접수됐다.
이밖에 울산시 남구의 한 건물 지붕이 떨어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등 크고 작은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지역의 4개 댐 가운데 회야댐과 대암댐은 만수위를 넘어 월류 중이다.
문화재청이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반구천) 하류 지점에 있는 사연댐 수위가 상승함에 따라 또다시 수몰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암각화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를 시작하는데, 오후 2시 30분 기준 사연댐 수위는 54.08m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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