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사인·기념촬영 하지 않고 입국장 빠져나가…팬들 "아쉬워"
3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프리시즌 친선경기

맨시티는 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프리 시즌 친선경기를 한다.
이 경기는 쿠팡플레이가 개최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이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을 비롯해 특급 스타 엘링 홀란, 케빈 더브라위너 등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홀란은 금발머리를 질끈 묶고 주황색 선글라스를 쓰고 걸어 나갔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미소를 지은 채 맨시티 선수단을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건넸다.
맨시티의 방한 현장을 찾은 수백 명의 시민들은 선수단의 입국 2∼3시간 전부터 50∼60m에 걸쳐 설치된 안전띠 주위에 몰려 설레는 마음으로 이들을 기다렸다.
경호·경비 요원 수십 명은 1∼2m 간격으로 늘어서서 많은 인파 탓에 발생할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출국장 안전띠 1열'에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사인은 포기한 듯 2층으로 올라가 맨시티 선수단의 입국 장면을 '관람'했다.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직접 입고 온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뤄 공항은 '작은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방불케 했다.
사인을 예쁘게 받기 위해 유니폼 밑에 딱딱한 받침대를 덧댄 팬들도 눈에 띄었다.
선수단에 건넬 파란색 꽃 한송이를 손에 꼭 쥔 팬도, 셀카봉을 길게 늘어뜨리거나 팔을 쭉 뻗어 선수단을 조금이라도 잘 찍고자 안절부절못하는 팬들도 여럿 있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앞두고 입국한 스카우트 대원들도 '맨시티'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에 삼삼오오 모여 이들을 기다렸다.

이들은 "학생이라 돈이 없어 유니폼은 따로 구매하지 못했다.
대신 아이패드에 사인을 받을 것"이라며 기발한 계획을 공개했다.
홀란의 유니폼을 입고 3시간 전부터 기다렸다는 정재호(22)씨는 "티켓을 못 구해 집구석 1열에서 경기를 봐야 한다"며 "사인이라도 받고자 일찍 왔지만, 내가 서 있는 위치상 그마저도 안 될 것 같다"고 암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루벤 디아스의 유니폼을 손에 꼭 쥔 김모(28)씨는 "취소표를 구하기 위해 새로고침을 계속한 끝에 결국 티켓팅에 성공했다"며 "디아스가 이번 경기에서 다치지 않고 평소 하던 플레이를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의 바람과 달리 맨시티 선수단은 따로 사인 및 기념 촬영 등 팬서비스는 따로 하지 않은 채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에 수십 명 팬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이들을 쫓아 우르르 달려 나가자 땅이 울리기도 했다.
일부는 "사인을 한 명도 안 해줄 수가 있느냐"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맨시티는 2022-2023시즌 EPL과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트레블을 달성한 명실상부 유럽 최강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