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폭염 시작…뒷문 단속이 '가을 야구' 중대 변수
불펜 투수들 지쳤나…구원진 평균자책점 7월에 급상승
장마와 무더위가 교차한 7월에 프로야구 10개 구단 구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했다.

25일 현재 이달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4.71로 시즌 전체 평균 4.16보다 훨씬 높다.

같은 기간 선발진의 평균자책점(3.97)보다도 0.8점이나 나빴다.

7개 구단의 불펜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웃돌았고, 롯데 자이언츠, kt wiz,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의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5점 이상을 찍었다.

키움의 7월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7.66으로 가장 나쁘다.

키움은 25일 한화 이글스에 8회에만 타순이 두 번 돌만큼 몰매를 맞고 13점이나 내줘 6-16으로 역전패했다.

구원 투수에게 크게 기대는 불펜 야구가 KBO리그의 대세로 자리잡힌 지 오래됐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에 맞게 어찌 보면 당연해야 할 '선발 야구'를 펼치는 팀이 손에 꼽을 정도다.

선발 투수 자원의 부족, 구단의 육성 실패 등이 맞물려 외국인 투수에게 원 투 펀치를 맡기는 일이 고착했다.

이는 국제 대회에서 한국 마운드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다.

결국 5회 이후 4∼5명 정도 등판하는 불펜의 계투 내용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불펜 투수들 지쳤나…구원진 평균자책점 7월에 급상승
불펜의 두께와 실력이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으며, 가장 위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기상청은 26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장마가 끝난 것으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남긴 장마는 31∼32일이나 길게도 이어졌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탓에 구원 투수들이 컨디션 유지에 애로를 겪어 7월 평균자책점이 더욱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장마 기간 들쭉날쭉한 경기 일정 때문에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면, 폭염이 예보된 26일 이후부터는 체력과의 싸움이 중대 변수다.

불펜이 무너지면 '가을 야구'는 꿈꾸기 어려운 만큼 각 팀 사령탑은 필승계투조의 체력 안배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 팀 최다 연승 신기록(11연승)을 구가한 두산 베어스는 불펜 평균자책점 1.80으로 가장 안정적이며 LG 트윈스(1.83)와 KIA 타이거즈(2.82)도 괜찮은 편이다.

5강에 사활을 건 한화 이글스(4.26)와 95일 만에 5위권 밖으로 내려앉은 롯데(5.96), LG와 선두 경쟁을 벌이면서 3위 두산에 쫓기는 SSG(6.49), 선발진과 불펜진의 평균자책점 격차가 3점 이상 벌어진 kt wiz(6.25) 등은 구원진을 재정비해야 더위를 이겨내고 더 높은 곳으로 상승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