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할 수 없는 '활동'으로 관객 발길 끌기"

영화 상영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구애받지 않고 '보는 극장'이 아닌 '하는 극장'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다.
메가박스 성수점은 최근 5관을 개조해 공간 플랫폼 '메타그라운드'를 열었다.
높이 6m, 길이 22m의 초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각종 미디어아트를 보여주고, 팝업 공간 4개를 계단식으로 만들었다.
최대 15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상영관의 넓은 공간과 고급 음향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했다.
지난 1일부터 이곳에선 할리우드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관람객은 영화 속 톰 크루즈처럼 사격·오토바이 운전 등을 체험하고 영화에 나오는 IMF 본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메가박스는 향후 '메타그라운드'에서 유명 게임 팝업 스토어와 파티, VIP 행사 등도 열 계획이다.

첫 전시는 '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로, 관람객들은 영화배우가 됐을 때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슬레이트를 치는 순간 자기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부터 전시는 시작한다.
이후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고 영화를 모티프로 제작된 콘텐츠를 감상한다.
당시 자신이 느낀 감정은 색깔로 추출돼 액체 형태로 작은 병에 담긴다.
참가자 각각이 느낀 감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색깔도 다양하다.
참가자들은 '이모션 백신'이라 불리는 이 액체를 소장할 수 있다.
CGV는 지난해부터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를 운영하고 있다.
CGV 피카디리점에서 첫선을 보인 피커스는 현재 구로점, 신촌아트레온점 등으로 확대됐다.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일일·정기 이용권을 구매해 클라이밍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광성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곳에서 체험학습을 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부터 3년간 코로나19 유행기가 이어지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한 반면 극장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극장 입장에서는 OTT에는 없지만 극장만이 가진 '공간'의 힘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플랫폼과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미디어 시장에서는 예전처럼 재밌는 영화만 틀어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집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게 극장들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극장에 대한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극장의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이를 타개하려면 극장이 꼭 영화만 보는 공간이 아니고 전시나 콘서트, 공연 같은 것도 볼 수 있고 심지어 운동도 할 수 있는 '놀이터'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