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나주 신촌리 금동관' 등 전남 지역 독널·출토 유물 한자리에

단단한 항아리 형태의 관은 독널, 한자로는 옹관(甕棺)이라 불렀다.
특히 고대 영산강 일대에는 토착 세력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널이 여럿 나왔는데, 그 안에는 죽은 사람과의 추억이 담겼을 여러 물건이 있었다.
영산강 유역의 대표 문화유산이자 독특한 장례 문화였던 독널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전라남도와 함께 27일부터 전남 지역에서 출토된 독널 50여 점과 주요 출토 유물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 '흙으로 만든 안식처, 독널'을 선보인다.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독널은 보통 80∼110㎝ 정도의 크기였다고 하나, 영산강 일대에서는 길이가 70∼150㎝인 독 2∼3개를 연결한 형태가 발견된 바 있다.
전체 길이만 따져도 1.5∼2m, 그중에는 3m 이상인 것도 있다고 한다.
관람객들은 수박을 심으려고 밭을 갈던 중 소의 발이 빠지면서 발견됐다는 영암 태간리 일곱뫼 고분 출토 독널, 독널이 연결되는 부위를 점토로 메운 영암 내동리 5호분 출토 독널 등을 만날 수 있다.

조그만 원형 형태의 무덤에서는 총 4기의 독널이 있었는데, 한 독널에서는 키가 약 160㎝였으리라 추정되는 사람의 뼈가 나온 바 있다.
성년기에 접어든 젊은 여성으로 추정된다.
나주 반남면 신촌리 9호 무덤에서 발견된 금동관은 박물관의 대표 유물이다.
신촌리 무덤은 1917∼1918년 일본이 발굴 조사한 유적이다.
관람객들은 높이가 25㎝에 이르는 국보 '나주 신촌리 금동관', 금동 신발 등 화려한 부장 유물을 볼 수 있다.

후반부에서는 그간 독널을 연구·조사한 성과를 '독널에 담긴 시대 모습', '노력이 깃든 독널' 등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조용환 학예연구사는 "독널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당시 사회의 많은 모습을 알려준다.
크기와 형태 변화는 당시 장례 풍습의 변화를, 출토 범위 변화는 정치 세력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앞서 3차원(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주요 독널의 상태를 조사했으며, 이를 안전하게 전시하기 위한 전용 받침대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박물관은 "독널 안은 마치 고대의 타임캡슐처럼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며 "독특한 장례 문화를 공유한 당시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 29일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