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 "무등이왓서 조농사 지어 고소리술 위령제에 올려"

제주민예총은 탐라미술인협회·동광리마을회와 함께 2023 예술로 제주탐닉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개최한다.

제주 4·3 잃어버린 마을에서 이뤄지는 희망의 조농사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제주4·3의 아픈 역사를 과거의 일로 놓아두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려는 공동체프로그램이자 예술 행동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2023 예술로 제주 탐닉'은 2021년부터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진행해 왔다.

올해도 동광리 무등이왓 밭(4·3당시 집터)에 희망의 씨앗(좁씨)을 뿌린다.

동광리마을 어르신들과 예술가, 참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과 조농사를 짓고, 고소리술을 빚어 만든 술을 내년 4·3 위령제에 제주(祭酒)로 올릴 예정이다.

조농사는 16일 파종을 시작으로 땅살림 코사('고사'를 뜻하는 제주어), 검질매기, 작은 음악회, 추수, 오메기술·고소리술 만들기, 큰넓궤 술들이기 등 모든 과정을 12월까지 동광리 무등이왓 일대에서 진행된다.

7월 8일에 진행되는 땅살림 코사는 땅울림(민요패소리왓, 덕수리풍물패) - 코사 - 모종심기 - 국수나눔(동광리부녀회) 순으로 진행되며 조농사의 시작을 알린다.

제주 4·3 잃어버린 마을에서 이뤄지는 희망의 조농사
일정마다 민예총 홈페이지(http://jepaf.kr/)와 페북, 인스타 등에 공지하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잃어버린 마을은 제주 4·3 당시 군경과 토벌대에 의해 폐허가 돼 사라진 중산간 마을을 뜻한다.

4·3이 끝난 뒤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마을을 재건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은 채 영영 사라져버렸다.

제주4·3의 참극을 세계에 알린 영화 '지슬'의 배경이 되는 무등이왓(舞童洞)이 대표적인 예다.

1948년 11월 토벌대의 잔인한 학살로 1949년까지 무등이왓에서 아이와 여성, 노인 등 마을 주민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등이왓 주민들은 토벌대를 피해 서쪽으로 2∼3㎞ 떨어진 '큰넓궤'라는 굴에 숨어들었지만, 이내 발각돼 정방폭포 등지로 끌려가 학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