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날아가 버린 거 같아 너무 아쉽네요.
"
30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준혁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준혁은 31일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3'에서 괴력의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최후 결전 상대인 빌런 '주성철' 역을 맡았다.
이준혁은 영화 속 주성철과 비교하면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원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그는 '범죄도시 3' 촬영을 위해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마동석과 '맞짱'을 뜰 빌런에 어울리는 체격을 만들기 위해 당초 체중을 20㎏ 늘리기로 하고 '벌크업'에 나서 약 3개월 동안 16∼17㎏ 늘렸다고 한다.
목표치를 못 채운 건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이에 대해 이준혁은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있다.
"6개월이나 1년만 있었어도 몸집이 정말 비대해졌을걸요? 역도산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이준혁은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마치 딴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주성철에 '빙의'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몸집을 불리면서는 좀 더 자신감이 생기고 거칠어진 것 같아요.
반대로 몸집을 줄이면 감정이 깊고 세밀해지는 게 느껴져요.
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죠."

"지금 기분은 마치 주성철이 제게서 뜯겨 나간 것 같아요.
그게 좀 아쉬워요, 다시 못 보니까…. 오랫동안 사랑한 사람과 헤어지는 느낌이기도 하고…."
이준혁은 주성철 연기를 위해 몸집을 불릴 뿐 아니라 피부도 검게 만들었다.
평소 뜨거운 걸 싫어해 사우나도 잘 안 하지만, 태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주성철은 '범죄도시'(2017)의 빌런 '장첸'(윤계상)이나 '범죄도시 2'(2022)의 빌런 '강해상'(손석구)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장첸과 강해상이 당장 칼을 뽑아 들고 정면으로 덤빌 것 같은 느낌이라면, 주성철은 큰 범죄의 밑그림을 그리고 영악하게 계산하다가 뒤를 찌를 것 같은 느낌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준혁은 마동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만난 분 가운데 최고의 선배 중 한 분"이라며 "촬영이 끝나고도 밤새도록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귀감이 됐다"고 털어놨다.
또 "현장에선 빈 곳이 있으면 채워주는, 잘 채워주기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분"이라며 "쿠션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혁은 MBTI(성격유형검사)로 자기 성격을 설명하자면 'I'(내향형)라고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촬영한 작품을 잘 못 본다.
'I' 성향이 그런 걸 잘 못하는 것 같다.
영화 '야구소녀'(2020)도 시사회에서 볼 때 도망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