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공연계에 따르면 배우 이순재(89)는 연극 '리어왕', 신구(87)는 '라스트 세션', 박근형(83)은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최고참 연예인', '연극 사상 최고령 리어왕' 등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이순재는 2021년에 이어 단일 캐스트로 리어왕을 연기한다.
공연 시간이 3시간을 넘는 데다 대사가 많고 까다로워 젊은 배우들도 소화하기 힘든 배역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후배들이 연기하는 동안 쉼 없이 입 모양으로 대사를 중얼중얼 되뇌기도 했다.
공연 2∼3개월 전부터 대본을 외우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중에게는 '대발이 아버지', '야동 순재' 등 TV 속 이순재의 모습이 친숙하지만, 사실 그는 대학로를 지켜온 원로 연극인이다.
1956년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아버지', '장수상회', '갈매기' 등 2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리어왕'은 이순재의 60여년 연기 인생의 내공을 쏟아내는 작품으로, 배우 자신도 '필생의 작품'으로 꼽은 바 있다.
연극은 다음 달 1일 개막해 1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앞서 두 번의 시즌에 프로이트로 출연한 신구는 대사가 많고 체력 소모가 커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한 것은 관객들에게 유종의 미를 남기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신구는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해 60여년 간 '앙리할아버지와 나', '두 교황' 등 1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라스트 세션'을 생애 가장 의미 있는 연극으로 꼽았다고 한다.
'큰형님'의 열정에 후배들도 열의를 보였다.
함께 출연하는 이상윤(42)은 신구의 열정을 전해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3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대사가 이어지고 외로움부터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배역이지만, 능숙하게 소화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세일즈맨의 죽음'을 선택했다.
1963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기 전부터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한 극단 대표 배우지만,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6년 '아버지' 이후 7년 만이다.
개막 공연이 끝난 뒤에는 환하게 웃으며 연극 무대에 복귀한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구씨로 출연하며 '대세' 배우로 떠오른 손석구는 다음 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하는 '나무 위의 군대'에 출연한다.
2014년 연극 '사랑이 불탄다' 이후 9년 만의 무대 복귀다.
손석구는 세계대전이 끝난 줄도 모르고 나무 위 초소를 지키는 신병을 연기한다.
'나의 해방일지' 이후 '카지노' 등에 출연하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지만, 관객을 직접 마주하는 연극의 매력에 끌려 무대로 돌아왔다.

7월부터는 '그날들' 무대에도 오른다.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지만,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어 뮤지컬 두 편에 연달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고등학교 밴드로도 활동했다는 그는 부족한 노래 실력을 레슨으로 채우며 무대에 빠른 속도로 적응해나가고 있다.
이사라 역으로 '더 글로리'에 출연한 김히어라(34)는 8월 뮤지컬 '프리다' 출연을 앞두고 있다.
2009년 뮤지컬 '뮤직박스'로 데뷔해 '리틀잭', '베르나르다 알바'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아왔기에 기대를 모은다.
김히어라와 뮤지컬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김건우는 "원래부터 뮤지컬로 활동하던 누나라 경쟁은 아닌 것 같고 서로의 작품을 보러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