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 조건부 가결…"옛 단청 흔적도 조사할 것"
조선시대의 유일한 십(十)자형 2층 누각으로 가치가 큰 보물 '완주 송광사 종루'가 해체·보수된다.

2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이달 초 열린 회의에서 전북 완주 송광사 종루의 해체·보수공사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종루는 종을 달아 두는 누각을 뜻한다.

완주 송광사 종루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구조로, 종이 걸려 있는 중앙 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각각 1칸씩 덧붙여 십자 모양을 이루고 있다.

보통 종루나 종각이 사각형 평면으로 된 것과 비교하면 독특한 점이다.

조선시대의 유일한 십자형 2층 누각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6년 보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완주 송광사 종루는 최근 정밀 안전 진단, 정기조사 등에서 연이어 가장 하위 등급인 'E 등급'을 받고 중점 관리 모니터링 대상에 오르는 등 보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건물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여러 부재가 처지거나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고 2021년 조사에서는 기와 일부가 떨어지는 등 손상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창방(昌枋·목조 건축물의 기둥머리에서 기둥과 기둥을 연결해주는 건축 부재를 뜻함) 이상 해체한 뒤 보수하는 게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재청은 "처마 처짐 등의 현상은 1991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덧서까래 및 지붕 하중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므로 해체 보수 시 이를 제거한 뒤 고증을 거쳐 원래 구조 형태로 환원하는 것이 적정해 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이런 견해를 반영해 "창방 이상 해체한 뒤 (보물) 지정 당시 모습으로 보수하도록 하라"며 "단청은 전체적으로 시행하되 공사 중 옛 단청의 흔적을 조사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범종 설치 방법, 기단 보수 범위 등과 관련해서는 "문화재청 수리기술과의 검토 의견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라"고 결정했다.

본격적인 해체 및 보수 공사는 공사 및 설계 계획이 확정된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