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추락' 전북 김상식 감독 자진사퇴…김두현 대행체제(종합)

"성적 부진 속 팬들 인신공격성 비난으로 힘들어해"

강등권으로 추락한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전북 구단은 김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4일 밝혔다.

구단은 "김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면서 "구단은 곧바로 차기 사령탑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수단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최적의 후임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전했다.

새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김두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당장 오는 5일 FC서울과 원정 경기부터 김 수석코치가 팀을 지휘한다.

김 감독은 15년 동안 전북에 몸담은 '레전드'다.

선수 시절이던 2009년 전북에 입단하며 인연을 맺었고, 2013년 플레잉코치, 2014∼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2021년 조제 모라이스 감독의 후임으로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현역, 코치 시절 선수들로부터 신망을 두텁게 받으며 수많은 우승에 일조한 김 감독이 전북의 성공시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김 감독은 데뷔 첫 해 K리그1 우승, 지난해 대한축구협회 FA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지만, 전술적 역량과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따라다녔다.

전북이 보여준 경기력도 김 감독이 취임하면서 약속한 '화공(화려한, 화끈한 공격)'과는 거리가 다소 멀었다.

올 시즌 전북은 수비 불안과 이동준, 조규성, 송민규 등 공격수들의 줄부상 속에 강등권인 10위(승점 10·3승 1무 6패)까지 내려앉았다.

김 감독은 지난 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2-0 승)에서는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해 9라운드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마저 보였다.

일부 극성팬들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은 김 감독이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인신공격성 비난으로 가족들까지 힘들어하자 김 감독이 견디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최근 몇 차례에 걸쳐 사임 의사를 전했고, 구단은 3일 밤 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선수들과 눈물 속에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