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수한 '경자 대통력' 전시…류성룡의 일상·당대 상황 기록
28일 오전 현충사서 기념행사…전시회·백일장·공연 등 열려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 기록한 달력, 국립고궁박물관서 공개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한 내용이 남아 있는 조선시대 달력이 박물관에서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충무공 탄신일(4월 28일)을 맞아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서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 문화재 명칭은 한글 맞춤법 기준에 따름)를 전시한다고 25일 밝혔다.

대통력은 오늘날의 달력에 해당하는 책력(冊曆·월일과 절기 등을 적은 책)이다.

지난해 국내로 환수된 이 유물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에 오르며 군사 전략가이자 '징비록'의 저자로 잘 알려진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력은 경자년 즉, 1600년 한해의 기록을 빼곡히 담고 있다.

책자에는 먹물로 쓴 글씨를 뜻하는 묵서(墨書), 붉은색의 주서(朱書) 등으로 그날의 날씨, 약속, 병의 증상과 처방 등이 적혀 있다.

글이 적힌 날짜는 총 203일로, 언급된 인물은 190여 명에 달한다.

공개 당시 이 유물은 이순신과 관련한 기록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대통력 표지에는 '여해'(汝諧)라는 이름과 함께 "전쟁하는 날에 직접 시석(矢石·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부장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 기록한 달력, 국립고궁박물관서 공개
여해는 이순신의 자(字), 즉 충무공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이어진 글은 '직접 출전해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고 옮길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주변의 만류에도 전장을 지휘하다 전사하게 된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류성룡이 남긴 다양한 기록을 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는 다음 달 2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28일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오전 11시 열리는 다례(茶禮)에서는 현충사관리소장이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인 초헌관(初獻官)을 맡는다.

아헌관(亞獻官·두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으로는 충무공 후손을 대표해 이재영 씨가 나서며, 종헌관(終獻官·세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에는 시민 제관 이봉수 씨가 참여할 예정이다.

대통령 명의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진다.

탄신일을 전후해 현충사 일대에서는 전시회, 백일장, 사생대회, 공연 등도 열린다.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 기록한 달력, 국립고궁박물관서 공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