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에서의 시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노력…자신감 생겨"
교체로 기회 잡은 오현규 "클린스만 감독님, 욕심내라고 하셔"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등번호 없는 '예비 멤버'였다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신임 대표팀 감독 체제 첫 경기에서 당당히 등번호를 달고 그라운드에 선 오현규(셀틱)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현규는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오랜만에 A매치에 나섰는데, 많은 팬이 와 주셨다.

한국 팬들 앞에서 뛸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한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오현규는 후반 15분 조규성(전북) 대신 그라운드를 밟아 자신의 두 번째 A매치에 출전했다.

월드컵 때만 해도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예비 선수로 함께한 것으로 화제가 됐던 오현규의 축구 인생은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월드컵 이후 올해 1월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 입단해 '유럽파'가 됐고, 셀틱에서 이달 들어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며 '1기 클린스만호'에 발탁돼 이날 경기에 나섰다.

오현규는 "월드컵을 경기장 밖에서 지켜보며 형들과 함께 뛰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렇게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등번호를 받은 것도 기쁘고, 유니폼은 잘 간직하고 싶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셀틱에서의 시간은 아직 짧지만, 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현규는 "스코틀랜드에선 수비가 무척 강해서 늘 100% 이상을 쏟아야 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많은 골을 넣으려고 한다"며 "그곳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했고, 잘할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유럽에 진출하며 스스로 자신감이 생겨서 '수원 삼성의 오현규'보다 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에서 들어와 적응하는 게 아직은 처음이라 무척 힘든데, 스스로 많이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세계적인 공격수로 활약한 클린스만 감독과의 만남은 오현규의 성장에 또 다른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현규는 "감독님이 공격수에게 '이기적인 것'을 주문하시는데, 좋은 측면으로 이기적인 거다.

공격수로서 욕심도 내고, 어떻게 하라고 말씀도 해주셨고, 그렇게 하려 했다"며 "팀이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조규성, 황의조(서울) 등과 스트라이커 경쟁을 이어갈 그는 "박스에서 더 강하게, 저돌적으로 할 수 있다"며 "선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진 것을 100% 이상 쏟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