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목표 "삼진당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 만드는 것"

매년 조금씩 수정은 해왔지만, 본인이 "(이렇게 크게) 바꾸는 건 프로 데뷔하고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큰 변화다.
움직임이 심한 메이저리그 투수의 빠른 공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간결하게 스윙을 바꾼 이정후는 겨울 동안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려고 구슬땀을 흘렸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3번 타자로 낙점된 그는 그러나 캠프에서부터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고전했다.
지난 1일 귀국 인터뷰에서 "바꾼 타격폼으로 편한 자세를 찾은 게 소득"이라며 "나는 공도 제대로 못 맞힌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걱정"이라며 정신적인 압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WBC 공식 평가전에 3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친 것이다.
안타 2개는 깔끔하게 밀어쳐 좌익수 쪽으로 보냈고, 잡아당긴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해 2개의 땅볼 아웃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정후와 상대했던 오릭스 선발 투수 구로키 유타가 "오늘 직구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훌륭한 선수라 생각한다"며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꼽을 정도로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았다.

타격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최대한 편한 폼으로 좋은 타이밍에 스윙할 수 있도록 타석에 임한다"고 말했다.
때에 따라서는 수도 없이 휘둘러 몸이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타격폼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머릿속에서 타격폼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상황에 맞는 최적의 스윙을 하겠다는 게 이정후의 생각이다.
그는 "더는 타격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라 좋은 타격폼으로 쳐야 좋은 결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막내로 출전했던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주축 타자 가운데 하나였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과 지금의 이정후는 위상이 다르다.

타격폼을 바꿔서 WBC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자리에서 결과를 강조한 이정후지만, 타격에 대한 접근법은 그대로다.
평소 리그에서 했던 말처럼 "모든 경기에서 삼진당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기 위해 타석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그 최강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삼진 없이 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