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직장으로 전화해 대뜸 “장구 하나 사 와라”라고 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서둘러 퇴근해 종로3가 악기점을 들렀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두서너 개를 골라줬다. 그중 장인의 작품이라며 북을 같이 사라고 해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 장구를 받아든 아버지가 한참을 둘러 보다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조율을 마친 아버지가 바로 부른 노래가 ‘사발가’다.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만 펄펄 나고요./ 요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없구나./ (후렴)에 에헤 에헤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을 말아라.” 아버지가 소리 높여 부르는 노래도 놀라웠지만, 장구로 굿거리장단을 맞추는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사발가(沙鉢歌)는 1910년 국권침탈 무렵 민족이 지닌 울분을 토로한 경기민요다. 본래의 사설에는 ‘사발’이란 말이 없고, 후에 생겨난 사설에 사발이란 노랫말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에 기인하여 ‘사발가’라 지칭된 듯하다고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는 다섯 자락을 장구로 장단을 맞춰가며 연달아 불렀다. 잠깐씩 눈을 감고 들으면 내 아버지가 부르는 노래가 아닐 만큼 절창이었다. 흥이 난 아버지는 ‘목포의 눈물’, ‘용두산 엘레지’, ‘모정’ 등 트로트를 몇 곡 더 불렀다. 북을 잡은 아버지는 내가 처음 들어보는 사설시조(辭說時調)를 마지막으로 뽑은 뒤 북채를 내려놓았다. 음악을 모르는 내가 들어도 잘하는 이유는 군 병원에서 재활훈련 중에 아버지 표현대로는 당대 최고 명창에게 피나는 노력으로 전수한 때문이라고 했다. “다리를 잃고 마음 둘 데가 없어 밥 먹을 때 빼고는 잠 안 자고 노래를 배웠다”고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202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 개막했다. 이번 주간 행사의 시작을 기념해 열린 ‘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에서 전병극 문체부 1차관(왼쪽 일곱 번째)과 박은실 교육진흥원 원장(여덟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은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국제적 담론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21일, 22일 양일간 진행하는 포럼에는 핀란드, 몽골, 미국, 독일 각국의 정부 관계자와 세계적인 예술기관 전문가가 참여해 미래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한다.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 개회사하는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 환영사하는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지난해 5월 전자책 72만 권 유출 사태와 관련해 보상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기금 출연을 약속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지난 20일 서울 사간동 출협 대강당에서 알라딘 전자책 유출 피해 출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최우경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사과와 쇄신의 말씀을 드린다"며 "최고 전문가를 영입해 시스템의 최신성과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전자책서점협의회를 통해 모니터링 등 재발 방지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알라딘은 지난해 5월 한 고교생에 의해 해킹당해 전자책 72만 권이 유출됐으며, 이 가운데 5000권이 텔레그램에 유포된 바 있다. 출협은 지난해 7월부터 보안업체 및 전문가를 포함한 '알라딘 전자책 유출 피해 및 전자책 보안 실태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실태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자책 뷰어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서 복호화키를 암호화하는 '시큐어 코딩'과 전자책 다운로드 시 사용자 검증 코드 등이 부재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교보문고와 리디북스, 예스24 등도 같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알라딘은 각 출판사에 위로금 형태의 보상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상액의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알라딘 전자책 유출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는 위로금 수령에 대한 동의 여부 등 최종 판단은 출판사가 하되, 반드시 저작자와 협의해 결정할 것을 강조했다. 대책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유통사와 출판사 간 비균형적인 계약이나 거래 관행을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