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8)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액정을 잘게 부수면 어떻게 될까요? 부서진 액정을 더 잘게 가루로 만들면 무엇이 남을까요? 상상하기 어렵지만 궁금하지 않나요? 마지막에 남는 아주 작은 알갱이가 스마트폰 액정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겠죠.

물질을 이루는 근원적인 요소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선 물, 불, 흙, 공기가 세상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네 가지가 섞여서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들어 낸다고 믿었죠.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후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해 물질의 기초가 되는 요소들을 찾아냈어요. 이를 ‘원소’라고 해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근원적인 요소라는 뜻이에요.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찾아낸 원소는 총 118개입니다. 이 중 약 90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입니다. 우리 생활에 쓰이는 철, 구리, 알루미늄과 공기 중에 있는 산소도 원소예요.

이 모든 원소를 기록한 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주기율표입니다. 서로 비슷한 성질을 지닌 원소들을 같은 세로줄에 배치했기 때문에 '주기'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100개가 넘는 원소가 알려져 있지만, 300여년 전에는 알려진 원소가 채 20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신기한 점은 어느 특정한 시기에 많은 원소가 집중적으로 발견됐다는 사실입니다. 과학 역사에서 원소 발견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1800년대 영국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입니다. 그가 많은 원소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발명된 화학 전지 덕분이었습니다. 화학 전지는 건전지, 배터리 등을 말합니다. 원소를 발견하려면 물질을 작은 단위로 분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데이비는 여기에 전지를 활용했어요. 그는 전기 분해를 통해 소금의 짠맛을 내는 나트륨, 우리 몸의 뼈를 튼튼하게 해 주는 칼슘 등을 발견해 냈어요.

데이비가 활용한 전지는 동시대 과학자 알레산드로 볼타가 발명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발판 삼아 더 큰 발견을 해낸 거예요. 세상의 근원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100개가 넘는 원소를 찾아냈지만, 우리가 아직 모르는 또 다른 원소들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겁입니다.
김현호 서울과학고 교사
김현호 서울과학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