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후배' 김종국 KIA 감독이 몸 던져 시구 받아

출범 40주년을 맞아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 홈 경기를 앞두고 특유의 언더핸드 투구폼으로 시구했다.
검은색 레전드 40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이강철 감독은 투수판을 발로 훔친 뒤 와인드업으로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한참을 벗어났지만, 공을 받은 김종국 KIA 감독이 몸을 던져 잡아냈다.
추억에 잠긴 kt, KIA 팬들은 이강철 감독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은 시구에 앞서 기념 트로피를 받은 뒤 "타이거즈 투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강철입니다"라며 "40주년 레전드로 선정해주신 팬 여러분과 야구인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역 감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는데, 앞으로 KBO리그가 국민스포츠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감독은 kt 선수단뿐만 아니라 KIA 선수들과도 일일이 주먹을 부딪쳐 눈길을 끌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2000년을 제외하고 타이거즈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이 감독은 통산 602경기에 등판해 152승 112패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남겼으며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아울러 KBO리그 개인 통산 승리 4위(152승), 투구이닝 3위(2천204⅔이닝), 탈삼진 3위(1천751탈삼진)의 대기록을 남겼다.

kt 구단으로부터 시구를 권유받은 이강철 감독은 최근 따로 투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이강철 감독은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시속 120㎞의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강철 감독과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김종국 감독은 시포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정확히 던지지 않으면 받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했지만, 몸을 날려 공을 잡으며 예우를 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