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공식 강수량은 20.5㎜…주민들 "양동이로 쏟아붓는 듯했다"
제주 산지 300㎜ 넘는 폭우…호우 관련 신고 13건 접수
강릉 장덕리 국지성 호우에 쑥대밭…제주도 곳곳 침수(종합)
강원 강릉 주문진읍과 제주도에 많은 비가 내려 주택 침수, 도로 파손,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17일 오전 0시 10분께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에 내린 폭우로 장덕2교 인근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끊기고 장덕리 주택 10여 가구와 1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 피해를 본 주민 9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고, 25명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장덕리와 가장 가까운 기상관측지점인 주문진의 누적 강수량은 불과 20.5㎜였다.

그러나 이 마을 주민들은 "양동이로 쏟아붓는 듯했다", "20년 전 루사 악몽이 떠오를 만큼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주민 함모(39) 씨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려 갑자기 하천물이 불었고 불어난 물에 집이 침수되는 것은 면했으나 논과 과수원은 물론 창고와 오토바이, 차, 비료 등 많은 것이 몽땅 잠겨 못쓰게 됐다"고 말했다.

강릉 장덕리 국지성 호우에 쑥대밭…제주도 곳곳 침수(종합)
강릉시는 짧은 시간 2㎞ 지역에만 최고 70㎜가량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국지적인 호우가 장덕리 마을에 쏟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북동풍과 남동풍이 수렴되면서 비구름대가 형성된 후 기류를 타고 해안을 지나 내륙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산으로 둘러싸인 주문진 장덕리 지역으로 깊숙하게 유입되었고, 지형에 의해 정체하면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민들은 짧은 시간에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린데다 신리천과 서북개골천이 연결되는 부분에 설치된 박스 통로 형태 다리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많은 나무토막이 걸리면서 물이 범람해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릉시는 굴착기 등 장비 9대와 공무원과 군인, 자율방재단 등 175명을 현장에 투입해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소방당국 등과 함께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다.

강릉 장덕리 국지성 호우에 쑥대밭…제주도 곳곳 침수(종합)
제주에서도 이날 강한 빗줄기에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08.2㎜, 서귀포 223.4㎜, 성산 181.8㎜, 고산 65.7㎜, 수산 207㎜, 송당 204.5㎜, 가시리 184㎜, 남원 179.5㎜ 등이다.

산지에는 한라산 남벽 336.5㎜, 삼각봉 327㎜, 윗세오름 314.5㎜, 진달래밭 312.5㎜ 등 최대 3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40∼60㎜의 강한 빗줄기가 곳곳에 쏟아지면서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는 이날 오후 4시까지 호우 관련 총 1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3시 8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의 도로가 침수됐고, 오전 5시 39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서는 상가가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오전 7시 29분께 성산읍 오조리 주택 마당이 침수됐고, 오전 9시 45분께 서귀포시 토평동 식당 주방이 침수돼 배수 작업과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낮 12시 38분께 제주시 삼양일동에서는 차량 침수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3시 13분께 제주시 아라일동에서는 담장이 무너져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 지역에 오는 18일 새벽까지 동풍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20∼70㎜다.

제주에는 정체전선 영향으로 이날 저녁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5∼20㎜다.

강릉 장덕리 국지성 호우에 쑥대밭…제주도 곳곳 침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