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서초구 우면산이 이번 폭우에도 수마를 피하지 못하고 크게 훼손됐다.

지역 주민들은 11년 전 피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한다.

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초구 방배3동 인근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등산로 일대는 간밤 쏟아진 폭우로 계곡에 설치된 목재 다리와 쉼터 정자가 파손되고 나무들이 대거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흘러내린 토사로 인해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널브러져 있고, 부러진 나무토막이 나뒹굴고 있다.

시민들이 이용하던 등산로 계단에 설치된 울타리도 나무 말뚝 채 뽑히면서 엉망이 됐다.

다만 유실된 토사량이 많지 않아 인근 남부순환로까지 흘러내려 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사태와 관련된 신고도 아직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11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호우 피해가 심해져 산사태로 번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당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큰비가 올 때마다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방배동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이모(66) 씨는 "11년 전 우면산 산사태 때 엉망이 됐던 곳인데 당시 제대로 복구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 폭우에도 또다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전 직원이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해 비 피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산림청의 산사태 예측 정보를 예의주시하면서 복구가 긴급히 필요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서초구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산사태 예보는 해당 지역에 내린 강수량과 토양의 수분 함유 정도를 나타내는 토양함수지수를 분석해 읍·면·동 단위로 제공되는 산사태 예측정보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발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