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게 보여 더 고마워"…선수·팬 진심 오간 팀K리그 사인회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더 고마웠어요.

"
안양에서 온 이성민(32) 씨는 김천 상무의 간판 공격수 조규성의 사인을 받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이씨는 "요즘 선수들이 더위와 빡빡한 일정이 겹쳐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밝은 표정으로 팬들을 대해주려는 게 느껴졌다"고 선수들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와 '한판승부'를 펼칠 K리그 올스타 사인회가 12일 오후 많은 팬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끝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김대원(강원), 이승우(수원FC), 조규성(김천), 조영욱(서울), 백승호(전북)까지 K리그 선발팀(팀K리그) 선수 6명이 참여한 팬 사인회를 열었다.

팀 K리그와 토트넘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본래 세징야(대구)와 홍정호(전북)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힘든 게 보여 더 고마워"…선수·팬 진심 오간 팀K리그 사인회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선발팀에서 하차하며 김대원과 백승호가 뽑혔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사인회에서는 사연을 응모한 3천여명 중 당첨자 및 동반 입장 인원 100명과 후원사를 통한 50명까지 총 150여명이 응원하는 선수와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입장 대기 줄의 선두에서 기다렸던 최모(28) 씨는 "전북의 팬인데, K리그를 너무 사랑해 지난 시즌에도 원정이냐 홈이냐 관계 없이 전 경기 현장에 갔다"며 "이런 이야기를 사연으로 썼더니 받아주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목발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은 이모(35) 씨는 "(조)규성이가 요즘 너무 잘해서 좋다.

FC안양에서 뛸 때부터 팬이었다"며 "다리를 다친 것도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을 보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웃었다.

이씨는 "지금 조규성이 12골로 (일본 프로축구로 이적한) 무고사를 빼면 득점 1위인데 골 수가 같은 주민규(제주)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힘든 게 보여 더 고마워"…선수·팬 진심 오간 팀K리그 사인회
강원도 홍천에서 왔다는 허모(23) 씨도 "김대원 선수를 보러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강원FC의 팬이었다"며 "어릴 때 친구들이 해외 축구 경기를 볼 때도 꿋꿋하게 국내 축구를 이야기했던 사연을 적었더니 사인회에 당첨이 됐다"고 밝혔다.

팬들은 축구공, 유니폼 등 각종 소장품에 사인을 받은 직후 셀카를 찍거나 발을 동동 굴리며 '스타'와 만남을 기뻐했다.

이날 사인회에 참석한 팬 중 10명은 경품 행사를 통해 1인당 2장씩 13일 열리는 팀 K리그와 토트넘의 경기 입장권을 받는 행운도 누렸다.

이번 친선경기는 정규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펼쳐지는 만큼 팬들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한 걱정도 전했다.

조영욱을 만나러 왔다는 FC서울의 팬 이모(23) 씨는 "요즘 연령별 대표팀에도 차출되고 체력적으로 힘들까 너무 걱정된다"며 "(사인을 받으면서) 힘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응원을 보내준 팬들께 감사 인사와 함께 토트넘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조규성은 팬들을 향해 "K리그도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영욱도 "오랜만에 팬분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며 "내일 경기에서도 (활약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힘든 게 보여 더 고마워"…선수·팬 진심 오간 팀K리그 사인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