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자대회는 기자협회가 2013년부터 세계 기자들 간 교류와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저널리즘 미래를 논의하고자 열어온 행사다.
'세계 언론의 팩트체크와 언론자율규제 현황 논의' 등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는 국내외 참가자들이 주로 화상 회의로 머리를 맞댄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불가피하게 3년째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분단 현실을 직접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나마 만나 언론 발전에 기여할 기회가 마련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반겼다.
이어 "우리는 나라와 성별, 피부색, 이념은 달라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가슴으로 진실을 알리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저널리스트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세계기자대회 주제를 소개하며 "코로나 이후 언론 불신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허위정보' 근절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들어보고 저널리즘 구현을 위해 서로 도입 또는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세계기자대회가 올해로 열 번째를 맞았다"며 "세계기자대회는 해마다 우리 인류가 당면한 주제를 놓고 전 세계의 기자들이 참여해서 지혜를 모아왔다"고 돌아봤다.
김 총리는 "지금 세계는 문명의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이 대전환기에 닥쳐올 여러 도전을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언론이 바로 서서 길을 밝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인 여러분께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콘퍼런스에는 국내외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한 20여 명의 언론인들이 자국의 팩트체크와 언론자율 규제 현황, 의견 등을 제시했다.
정은령 SNU팩트체크 센터장은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지난해 한국에서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입법 중지된 상태"라며 "언론을 허위조작정보 생산의 주체로 볼 것인가 아니면 허위조작정보를 걸러내는 사회적 리트머스 시험지로 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위정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언론·표현 자유 위축의 위험성이 있다.
법의 집행 주체가 언론의 감시대상인 권력이기에 언론자유 위축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미디어에 대해 요구와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언론에 법적으로 강제하면서 '귀책성(liability)'을 묻는 모델보다는 '답책성(answerability)'을 기반으로, 문제를 제기한 시민과 대화하고, 언론 스스로 문제를 교정해나가도록 하는 자율규제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콘퍼런스 둘째 날인 26일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가 변화한 사례를 국가별로 짚어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