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자의 기억법'(2013) 이후 9년 만의 장편이자 소설집 '오직 두 사람'(2017)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19일 출판사 복복서가에 따르면 '작별인사'는 김영하가 2020년 2월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에 공개한 원고지 420매 분량의 소설을 800매로 전면 개작한 소설이다.
인기 작가의 귀환에 독자들 반응은 이미 뜨겁다.
예약 판매 중인 '작별인사'는 이날 인터넷 서점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이야기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좇는다.
유명한 IT 기업 연구원인 아버지를 두고 평화롭게 살던 철이는 어느 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혼돈의 세계를 맞닥뜨리며 정신적, 신체적 위기에 처한다.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며 소속감과 우정을 느낀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떠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도래한 것처럼 느껴지자 이전 원고가 낯설게 느껴졌다고 한다.
고쳐쓰기를 반복하면서 주제도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등으로 변화했다.
김영하는 작가의 말에서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며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그의 이전 문학 세계와도 연결 지점이 있다.
'작별인사' 속 인물이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명제를 두고 논쟁하는 장면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메시지와 닿아있다.
'나는 내가 알던 내가 맞는가'를 자문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모습은 '빛의 제국'의 기영, '살인자의 기억법'의 병수를 떠올리게 한다.
김 작가는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을 펴내며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