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보면서 저도 항상 빛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
10일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20·삼성생명)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한 성격을 가진 선수다.
또래들처럼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듣거나 춤을 따라하기보단 밤하늘의 별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애 어른'이다.
안세영은 "고향이 광주이지만 대부분 나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때부터 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면서 "그냥 한 번씩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침착한 성격은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날 태국의 포른파위 초추웡과의 경기에서도 2세트 막판 17-17 동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안세영은 곧바로 상대의 상태를 분석해 대응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초추웡이 체력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간파한 안세영은 랠리를 길게 이어가며 상대의 실수를 유도했다.
안세영의 전략은 완벽하게 통했다.
다리를 절뚝일 정도로 지친 초추웡은 실수를 남발했고, 결국 수비에 집중한 안세영이 1세트에 이어 2세트마저 따내며 한국의 대회 7년 만의 우승을 이뤄냈다.
안세영은 "동점 이후 초추웡이 체력적 한계에 다다른 것이 제 눈에도 보였다"면서 "기회가 왔음을 감지하고 초추웡이 좀 더 많이 뛰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일단 체력에선 제가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추웡을) 계속 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초추웡과의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고,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상대 전적에서 5승 무패로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이제는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지만 안세영은 오히려 방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안세영은 "초추웡에게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지만 또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편안한 상대는 아니다"며 "경기 전날 자기 전에 상대를 분석하고 공부한다.
이번에도 그런 것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공격이기 때문에 앞으로 공격력 보완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면서 "연습보다는 시합을 뛰는 시간이 더 많은데 시합을 통해서라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오는 12일 고향 광주에서 열리는 2022 코리아마스터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2019년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현 대표팀 코치인 성지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안세영은 "항상 욕심을 내면 안 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욕심을 내기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꾸준히 계속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